직장암 판정을 받았지만, 웃음치료사 자격증을 획득해 주민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며 손발 역할을 자처했던 정읍칠보우체국 김천수 (49, 사진) 집배원이 21일 '서담상'을 수상한다.

 서담상은 '청소년을 위한 나눔문화재단'이 산간오지, 도서, 농어촌, 특수시설 등 어려운 환경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숨은 일꾼을 찾아 격려해 주는 상으로 '10년도부터 시상해 오고 있다.

 김 집배원은 지난 2006년 3월 직장암 말기 판정을 받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으나 수술을 받았다.

 그 후 암 투병을 하면서 '웃음으로 암을 물리친다'라는 얘기를 듣고 웃음치료사 자격증을 취득한 후 주민의 손발 역할을 자처했다.

 김 집배원은 무거운 짐을 오토바이로 실어다주고 겨울에는 비닐 방품막을, 여름에는 모기장을 설치해준다.

 설탕이며, 간장, 채소 씨앗, 농약, 빵과 음료수, 의약품을 사다주는 것도 그의 몫이다.

 매달 노인복지시설도 방문해 말벗은 물론 필요한 생필품이나 빵, 바나나 같은 먹을거리도 사주고 매월 후원도 하고 있다.

 암 환자 봉사단체에도 매달 정기적으로 기부하고 있다.

 김 집배원은 '집배원 마술사'로 유명하다.

 우편물을 배달하다 경로당, 마을회관에 들릴때면 산타클로스 복장에 장식용 안경을 쓰고 수염을 붙이고 피에로 마술사로 변한다.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는가 싶더니 이내 붉은 장미가 꽃을 피운다.

 키에 쌀을 놓고 덮개로 덮었다가 열면 순간 쌀은 사라지고 튀밥이 튀어나온다.

 얼굴에 항상 웃음을 짓고 펼치는 마술공연이어서 관객들은 배꼽을 잡으며 우레 같은 박수를 친다.

 "이제 세상이 달라 보입니다. 저는 제2의 인생을 살고 있어요. 아침에 한시라도 빨리 일어나고 싶고 저녁에 한시라도 늦게 자고 싶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과 같이 있고 싶어집니다. 주변 사람들 덕분에 저는 세상을 다시 살고 있습니다".

 김 집배원은 더 이상 암 환자가 아니었다.

 /송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