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유가로 서민들 갈수록 힘들어져”

도내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유가까지 치솟으면서 서민들의 겨울나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특히 기름으로 난방을 하거나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서민들과 승용차 운전자, 영업용 운전자, 화훼 농가, 영세상인 등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9일 유가정보 사이트인 ‘오피넷(www.opinet.co.kr)’에 따르면 도내 휘발유 가격은 현재 ℓ당 1,968.22원으로 지난달 8일 이후 1개월 이상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해오고 있다.
이는 2011년 같은 기간 1,838원에 비해 130원이나 오른 수준이다. 경유 역시 9일 현재 1,806원으로 한 달 전 1,778원에 비해 큰 폭으로 올랐다.
실제 군산시 명산동에 홀로 살고 있는 최모(73) 할머니는 최근 영하 10도를 넘는 한파 속에서도 난방을 거의하지 않는다. 전기장판을 틀고 내복을 겹겹이 껴입는 게 전부다. 방을 따뜻하게 덥히면 어느새 30만원 정도가 기름 값으로 나가버리기 때문이다.
최 할머니는 “기름 값이 너무 올라서 난방을 잘 하지 않고 스웨터에 점퍼를 입고 고 있다”며 “입춘이 지났어도 여전히 추워 어서 빨리 따뜻한 봄이 오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승용차로 출퇴근을 하고 있는 직장인들도 고공 행진하는 휘발유 가격 때문에 대중교통이나 카풀 등 고유가시대 ‘생존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유가가 오르면서 가격이 상대적으로 싼 주유소 찾기는 일상생활화 되고 있는 모습이다. 주유할 때 가득 넣었던 습관을 버리고 일정량만 주유하고 인터넷 정보와 스마트폰을 통해 10원이라도 싼 주유소를 찾아다니고 있다.
아울러 트렁크에 실려 있던 불필요한 짐을 최대한 줄이고 정속주행이 유행처럼 번지고 연비와 관련된 정보와 뉴스를 체크하는 풍경도 자주 볼 수 있다.
군산에서 전주로 출근하는 회사원 김모(36)씨는 “날씨는 춥고 기름 값은 비싸니 큰 차이는 아니지만 어지간히 추워서는 히터를 잘 틀지 않고 있다”며 “한 달이면 50만원 정도가 기름 값으로 들어가는데 계속 오르기만 하니 이젠 기름 값을 도저히 감당하기 힘들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이와 함께 임실에서 화훼단지를 운영하는 정모(51)씨도 “기름 값이 오르면서 난방비 부담 때문에 아우성”이라며 “농가들은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비닐하우스에 보온덮개를 씌우거나 전기난로 등을 설치해 꽃 보호에 만전을 기하고 있지만 이 또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