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서울대교구 교구장 정진석 추기경(79)이 2011년 새해 인사를 통해 ‘다른 생각과 의견을 가진 사람을 이해하고 수용할 것’과 ‘세상을 흑백으로만 판단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최근 4대강 사업과 관련된 정 추기경의 발언이 정부·여당의 4대강 사업을 옹호하는 것으로 해석되면서 천주교 내 보혁 갈등으로 비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언급이라 눈길을 끈다.

정 추기경은 내년 1월1일자 서울대교구 주간 소식지 ‘서울주보’에 실린 새해 인사에서 “꿈과 희망으로 맞이한 2011년 새해에 하느님께서 내려주시는 사랑과 축복이 모든 분들에게 가득하기를 기원한다”면서 “새해에 여러분이 바라는 모든 꿈과 소망이 하느님의 뜻 안에서 좋은 열매로 이뤄지기를 기도한다”고 밝혔다.

“우리는 많은 시련과 어려움 속에서도 인내롭게 잘 견디었다”고 2010년을 정리한 뒤 “고통과 시련은 끝이 있고 지나가는 법이므로 우리는 희망 안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믿고 의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정한 행복은 모든 이가 다 함께 평화를 이루며 행복하게 사는 것”이라며 “모든 이가 함께 공존하면서 살아가는 지혜와 슬기를 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사람마다 다른 생각과 의견을 지닐 수 있다”며 “모두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다른 생각과 의견을 가진 사람을 이해하고 수용해 함께 사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덧붙여 “세상을 흑백으로만 판단하면 공동체는 화를 부르고 불행해진다”며 “자신만 옳고 정의롭고, 다른 이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정 추기경은 “우리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잘 알고 깨닫는 사람이 지혜롭고 슬기로운 사람”이라며 “국민들이 지혜와 슬기를 갖고 살면 사회는 더 밝고 행복해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