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무효화는 반드시 해내야할 시대적 과제이다.” 국회 정동영 의원은 3일 오후 2시 민주통합당 전북도당 ‘2012 신년인사회’ 기조강연에서 “한미FTA, 복지국가의 꿈과 정면으로 충돌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동영 의원은 한달 전 미국에서 시작된 1%의 탐욕에 저항하는 99%의 운동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컴퓨터 속의 숫자 놀음이 실질적인 국민의 삶을 지배해버린 금융자본주의체제의 몰락은 지난 2008년 9월 이미 현실화됐다. 하지만 1%의 탐욕은 스스로의 정화능력을 갖지 못했다고 피력했다.

정 의원은 한미FTA의 과정속에 우리가 집중해야할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2008년 9월 미국 월가 시스템의 붕괴이다. 미국의 발전된 금융시스템과 경쟁함으로써 우리 금융산업의 수준을 높여 금융허브국가로 나아가겠다는 협상 초기의 취지는 눈앞에 펼쳐진 탐욕적 금융시스템의 붕괴와 함께 무너졌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경제발전의 출구를 찾는다는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우리는 한미FTA의 그림자를 제대로 직관하지 못했다. 한미FTA 속에 존재하는 독소조항을 걷어내지 못했다. ISD, 즉 투자자국가소송제도는 독소중의 독소이다. 한국에 투자한 다국적기업이 자신의 이익을 침해한다고 판단되는 정책에 대해 국제투자분쟁조정센터에 끌고 가서 무력화시킬 수 있게 만든 제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 의원은 한미FTA는 자유무역협정이 아니라, 경제통합·시장통합협정이다. 자유무역의 확대에 대해서는 반대할 이유가 없다. USTR에서 공시적으로 밝혔듯, 한미FTA의 목표는 자유무역의 확대를 넘어 한국의 법, 제도, 관행을 미국식으로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것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꼬집었다.

정 의원은 복지국가는 ‘보편적 복지’와 ‘경제민주화’라는 양날개를 통해 실현할 수 있다. 이러한 복지국가의 근거가 되는 것이 헌법 119조이다. 헌법 119조의 기본정신은 국가의 개입과 규제의 강화이다. 무분별한 시장독점, 배타적 이윤독점이 국민에게 해악이 될 때, 이를 적절히 규제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한미FTA의 핵심은 민영화와 규제완화라는 철지난 미국식 시스템의 의식이다. 이런 측면에서 반복지의 근거가 된다고 역설했다.

정 의원은 한미FTA발효를 위해서는 양국이 관련법과 제도를 개정하고 상호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그런데 지금까지 확인된 것만으로도 미국은 4개 이상의 법률을 개정하지 않았다. 따라서 발효절차를 당장 중단하고 검토작업에 들어가야 하며, 이 과정에서 지금까지 제기된 문제를 다시 공론화해야 한다. 만약 발효절차를 멈추지 않는다면 한미FTA협정문에 명시된 공동위원회를 통해 재개정 및 부분폐기를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결국 한미FTA 폐기는 정치세력의 의지의 문제이다. 총선 대선의 승리가 이것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국민들이 제2의 을사늑약, 한미FTA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쫄지말고 무효화 운동에 적극 나서면 얼마든지 폐기가 가능하다고 밝혔다./박상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