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걸어온 지인의 전화를 받았다. 얼마 전 병상에서 일어나서 지금은 병이 많이 호전됐다는 반가운 전화였다.

아프다는 소식에 걱정돼 물었던 안부들이 누워있던 친구에게는 다행히 힘이 됐던지 고맙다는 말을 연거푸하며 완쾌하기 위해 열심히 운동할 것이라 했다.

언제나 끊임없이 노력하던 그는 사업에서도 성공했고 학업에서도 성과를 이뤄 교수로도 활동하는 등 항상 발전하기 위해 열심이었던 친구다.

너무나도 열심히 바쁘게 살다가 건강에 무리가 생겼던 그는 아니나 다를까 완쾌되고 나면 감사하는 마음으로 더욱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했다.

안타까운 마음에 나는 친구에게 열심히 하지 말라고 했다.

“잘하려고만 하지 말고 즐기면서 하세요”라는 나의 말이 친구에게는 예상치 못한 반응이었던지 한참을 말을 잇지 못하다가 내 말에 크게 공감하고 통화를 마쳤다.

오늘날 우리나라는 어른, 아이, 청소년 할 것 없이 일등만을 원하고 지금 당장 잘하지 못하면 큰일이라도 일어나는 것인지 모두가 조바심을 내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 영재들이 진학하는 카이스트 대학교에서 일어난 자살사건이 비인간적이고 무한경쟁적이기만 한 우리 사회의 단편적인 예다.

모두가 꾸준히 그리고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이 다니는 대학교에서 올 한해만 4명이 자살했다. 아무리 열심히 노력하고 실력을 쌓았지만 1등이 아니면 인정받지 못하고 행복하지 못해서다.

그리고 잘 알려졌다시피 우리나라의 청소년 자살률은 OECD국가 중 1위로 15세~19세 사이의 청소년 중 10%가 자살충동을 느껴본 적이 있으며 그 중 51%가 진학문제 때문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우리사회 구성원 모두 특히 학생인 자녀를 둔 우리나라 학부모님들! 자녀의 실력보다도 상대적인 등수 올리기에만 급급하진 않았는지 돌이켜봐야 할 것이다.

1등하는 것, 잘하는 것 물론 좋다! 잘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잘해야만 하는 세상에 살고 있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건 즐길 줄 아는 마음이다.

가정에서든 학교에서든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헤매이는 아이들에게 우리는 아이들이 현재를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논어에도 나와 있듯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기지 못하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고 한다.

어른들도 마찬가지이다. 치료를 위해 시작한 운동, 뒤늦게 필요에 의해 시작한 공부 모두 다 마음가짐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성과는 크게 차이가 날것이다.

공부를 하더라도 재밌게! 일을 하더라도 즐겁게! 즐거운 마음으로 무엇이든 하게 되면 그 일을 억지로 하고 있는 사람들보다 잘하게 되는 것은 당연지사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학교와 학원만을 오가며 생활하고 있다. 밖에 나가서 뛰어놀고 싶어도 정작 함께 놀아야할 친구들이 학원에 있는 상황이다 보니 일과가 끝난 후에 컴퓨터 게임을 하는 정도가 아이들의 돌파구이지만 그마저도 허용해주지 않는 부모님들 대다수이다. 그러니 얼마나 답답하고 재미없겠는가!

부모님들은 이런 아이들의 상황을 조금만 너그럽게 이해하고 지켜봐줄 필요가 있다. 최근 오락적 요소를 가미시켜 즐겁게 게임을 하면서 학습도 할 수 있도록 고안된 기능성게임들이 많이 존재하고 있으므로 아이들에게 무조건 못하게만 하지 말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아이들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방법은 가족과 함께하는 것이다. 공부도 운동도 무엇이든 함께하는 것은 흥미를 비롯하여 가족 간의 대화가 증가하게 되므로 정서적 안정과 유대감을 돈독히 할 수 있어 그 효과가 극대화 될 것이다.

또한 가까이에서 보다 많은 시간을 함께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내 아이의 진정한 재능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내 아이에게 잘하길 바라는 이유도, 서로보다 잘하고자 하는 이유도, 누구나 똑같이 행복한 삶을 위해서 일 것이다. 고통과 인내로 맺은 나중의 행복을 추구하기보다는 Here and NoW! 지금 이 순간부터 즐거운 마음으로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것이 훨씬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카르페디엠 (Carpe diem)! 현재를 즐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