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낙농산업은 60년대 말부터 시작하여 90년대 중반까지 비약적으로 발전을 거듭하여 왔다. 부업농에서 시작하여 한 때는 4만여 낙농가에 이를 정도로 많았던 낙농가가 지금은 전국에 5,000여 낙농가에서 연간 200만톤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이는 그동안 부단한 가축개량의 효과의 생산성이 배가 되면서 가능하게 되었다. 국내 두당 산유량은 연간 1만kg을 상회하여 세계 3위의 생산성을 가져오고 있다. 이런 비약적인 발전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많은 어려움을 직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전국토의 도시화로 인해 낙농가는 혐오시설로 인식되어 점차 폐업으로 이어지고 새롭게 진입이 어려워 낙농가수가 매년 감소하고 있다. 최근에는 낙농가에서 2세 후계자가 많이 생겨나고 있음은 지속가능한 낙농산업을 위해 다행스러운 현상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는 생산성을 최우선하는 증산농정에서 효율성, 경쟁력, 성장과 안정을 추구하는 산업정책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하였다. 낙농가에서도 유량위주의 개량목표보다는 사료효율, 번식효율, 기후환경 적응성, 질병저항성 등 다양하게 고려할 필요가 생겼다. 

국내 유제품 소비는 주로 학교급식을 통한 백색시유의 소비에서 건강에 대한 관심증가로 발효유와 특히 치즈이 소비가 급속히 증가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치즈이 소비가 수입치즈에 의존하고 있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그동안 소비자에게 기피해야할 낙농산업을 벗어나 지속가능한 낙농을 위해 전국적으로 100여 낙농가에서 직접 유제품을 가공생산하고 낙농체험을 통해 도시민에게 낙농을 직접 체험하고 이해하는 공감의 장을 마련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유제품이 선보이게 되었다. 치즈소비는 외식산업과 피자산업의 발달로 피자치즈와 할루미치즈(구워 먹는 치즈) 위주의 신선치즈가 주를 이루고 있다. 앞으로 다양한 맛과 향을 가지고 있는 숙성치즈로의 소비전환이 필요하다. 우스갯소리로 치즈를 만드는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대부분은 우유, 유산균, 우유응고효소라고 알고 있을 것이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치즈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필요한 것이 유산균과 효소가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하는 ‘시간’과 치즈를 만드는 사람이 소비자에게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 드리겠다는 ‘정성’이다. 치즈를 먹는다고 하는 것은 짧게는 한 달 길게는 1년 이상의 시간과 여기에 더해졌을 정성을 만끽하는 것이다. <2편에 계속>

정석근 / 임실치즈앤식품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