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에 이어>‘^^ 너무 무심했어, 내가, 고향 가도 형과, 누나를 만날 생각을 못했어. 어릴 적 정말 좋은 형과 누나였는디? 미안, 미안, ♡♡ 준필이 형, 숙자 누나 잘 살고 있지? 보고 싶네. 형, 누나, 아직도 고향을 지키며 멋지고 예쁘게 지내고 있는 거지? 보고 싶다, 형, 누나, 다음에 고향 가면 찾아갈게, 기다려 줄 거지? 막걸리 한 잔 어때? ㅠㅠ^^’

연애의 감정이 생기면, 하루 종일 얼굴을 마주했어도, 집에 오면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그 간절함도 창문을 열어 밤하늘을 바라보게 한다. 그러다가 마주친 상현달의 선명함에 그리움을 담은 문자를 연인에게 보낸 물음표 형식의 짧은 글이다. 더 이상 무슨 표현이 필요하겠는가? 이 문장이 나에게 도착했다면 바로 ‘Like It’, ‘공감’, ‘좋아요‘를 서둘러 클릭할 것이다.

 

‘밤하늘 고개 드니 상현달이네요, 보여요? 저토록 선명한 그리움의 그림자가?’(김현문, 위의 책, 40쪽.) 

이처럼 ‘연애’라는 두 글자는 달콤한 초콜릿으로 다가온다. 휴대폰으로 편지를 쓰고 있는 작가처럼, ‘사랑하는 일 비바람 불고, 그립고, 편지 쓰듯 사소한 일일지라도 얼마나 용기를 주는 것……’(김현문, 위의 책, 54쪽.)이 되기에 충분하다. 여유를 가지고 사랑하는 일이 중심에 서는 것은 독자의 몫으로 남겨둔다.

세상에 태어나 누구나 한 번 쯤은 연애를 하고 사랑과 이별, 결혼과 이혼 등 다양한 방법에 대한 관심을 표현한다. 그래서 ‘연애’, ‘사랑’은 고귀하고 진실하며 누구나 아이 같은 순수함을 보여준다. 창밖 날씨는 맑음, 얼마나 더 사랑하는 연인에게 스마트폰으로 편지를 써야 할까? 

지금 바로 스마트폰을 열자.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이나 연인에게 그리움 진한 문장을 터치해보자. 멋진 문장을 기대하지 말자. 그냥, 생각나는 대로, 문맥이 어설퍼도 좋다. 마음만 전할 수 있다면 된다. 아무리 훌륭한 문장도 받아들이는 사람의 몫이다. 마음을 솔직하게 전할 수 있는 <연애편지>로 오늘 하루가 기억된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주저하거나 주위의 시선이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바로 ‘나’ 자신이다. 그립고, 보고 싶고, 사랑하는 부모님, 친구, 자녀, 동창, 선배, 후배, 직장 동료, 아내, 남편, SNS 불특정 다수에게, 날마다, 지금, 이 순간도 보고 싶다고 쓰고, 또, 써야 하는 것일까? 

반복되는 일상이 ‘흐리고 흐림’이 아닌 ‘기다림과 깨달음’으로 전달되는 사랑 가득한 <연애편지>가 넘쳐나길 기대해도 될까? <끝>

박여범 / 용북중학교·시인·문학박사·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