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으려 하면 할수록 빠르게 흐르는 것이 시간이다. 하루, 한 주, 한 달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사는 것이 뭔지? 나는 시간의 노예가 아닌지? 아무것도 아닌데, 투덜거려 본다. 그럼에도, 하늘 한 번 올려다보고 가볍게 달리기로 몸을 풀며 아침 운동을 시작한다. 

손에 잡힐 듯한 황방산을 바라본다. 눈앞에 물안개가 쫙 깔린 산책로를 마음껏 누릴 수 있다는 것은 상쾌하고 마음도 가볍다. ‘오늘은 또 어떤 녀석들을 만날까?’ 궁금해 하며 새벽 나들이를 시작한다. 어느새 나는 전주지방법원과 검찰청을 지나 양현초등학교, 양현중학교에 도착해 있다. 잠시 의자에 앉아 페북도, 카톡도 인터넷도 검색하는 여유를 누려본다. 

그런데 알 수 없는 맛있는 음식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집중해서 들어보니 사람들 소리도 나는 것 같다. 그래서 이리저리 음식의 근원을 찾아보았다. 가까운 위치에 ‘콩나물국밥’을 전문으로 하는 ‘미가집’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사람들의 빈번한 출입도 눈에 들어온다. 가까이 다가가니 ‘24시간’ 전문 국밥집이다. 

국밥집 주변은 전원주택과 원룸이 즐비하다. 물론 아파트 단지도 보인다. 자리를 잘 선정한 사장님의 웃음이 가득하다. 집에서 아침밥을 차려 먹기 부담스러운 청춘에게는 환영받을 장소다. 주변의 중국집이나 통닭집을 아직 영업을 시작하지 않았다. 궁금해서 가게를 들어갔다. 그리고 콩나물국밥 한 그릇을 주문했다. 오랜만에 맛보는 MSG가 듬뿍 뿌려진 세상의 맛이다. 한참을 그렇게 음미하다가 창밖을 바라보니 노란 해바라기가 활짝 웃으며 아침 인사를 전한다.

서둘러 식사를 마무리하고 해바라기 웃음을 마중하러 나갔다. 국밥집 뒤는 해바라기 천국이었다. 키가 크고 작음의 차이는 있지만 만발한 해바라기 가족을 바라보면서 사진으로 남기고 페북 눈에 담기에 공유하여 함께 나누고자 했다. ‘좋아요’가 달린 댓글이다.

“장규 박범 선생님처럼 꽃도 예쁘네요.^^”

“박범 장규 감사 감사합니다! 건강하게 잘 지내시죠？ 가까운 거리에 있어도 얼굴 뵙기가 어렵네요~ ㅠㅠ”

“Won 해바라기가 예쁘다...건강히 잘 지내고...”

“박범 Won 친구 고마우이~ 미국은 코로나 19가 더 심해지는 것 같아 걱정이 앞서네. 건강 잘 챙기게나”

“혜 해바라기가 너무 이뻐요~~ 선생님”

“박범 혜 혜도 해바라기 보다 더 이뻐”

”혜 박범 감사합니다아~“

“정연 박범 그 웃음 많이 보시겠어요 요즘~~”

”박범 정연 어머님 건강하시죠？ 요즘 해바라기 웃음의 아이들과 행복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코로나가 신경 쓰이긴 하지만 우리 아이들이 너무나 잘해 주고 있습니다. 늘 행복하시고 어머님의 해바라기 웃음도 자주 뵙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어머님^^“

(하편에 계속)

박여범 / 용북중학교·시인·문학박사·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