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조합, 더 이상 사업진행 안돼 속만 끓는다!
-조합의 지분제, 시공사의 도급제 “현재 건설경기로서는 타결점 찾기가 힘들다”

전주시 일부 재개발ㆍ재건축사업조합들이 정비구역으로 지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시공회사를 찾지 못해 사업진행이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다. 더욱이 시공사가 없어 조합원들조차 하나둘씩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그동안 전주 삼천주공2단지, 전주 우아주공1ㆍ2단지, 전주 중노송동 기자촌, 서신동 감나무골 등 일부 재개발, 재건축 지역의 사업 추진이 지속적으로 이뤄졌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사실상 상대 경쟁력이 없어 사업 추진이 정지된 조합들이 하나 둘씩 생겨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006년 전주시는 이들 지역에 대해 재개발ㆍ재건축 예정지구로 지정했다. 이와 함께 건설 경기 회복이 이뤄져 사업에 박차를 가했지만 시공사의 자금 압박으로 기업개선 절차(법정관리), 조합과 업체간의 지분참여(도급제, 지분제) 등 이해관계가 해결되지 않는 등의 이유로 사업이 장기화되고 있다.

또 조합설립인가와 함께 시공사를 선정해 사업을 시행해야 함에도 마땅한 시공사가 없어 사업추진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재개발ㆍ재건축조합이 시공사와의 이해관계(시공사 선정)가 엇박자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경기 호황 때 시공사는 지분제를, 조합은 도급제를 선호했던 시절이 있었지만, 현재는 정반대로 건설경기의 불확실성 때문에 조합이 오히려 지분제를, 시공사는 도급제를 선호하고 있는 현상을 나타내고 있는 이유에서다.

전주 모 재건축조합관계자는 “시공사를 조합 이사회, 대의원회에서 결정ㆍ선정해도 조합과 시공사간의 얽힌 이해관계(도급제, 지분제)때문에 발만 동동 구르는 실정”이라면서 “시공사를 선정하지 못해 조합원들마저 조합원 권리를 포기한 체 빠져나가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도급제는 일반적인 건축공사의 발주방식으로서 건축물의 평당공사비를 정해 공사계약을 체결하는 것으로 사업이 진행되는 도중에 물가상승이나 설계변경 등 공사비 증가요인이 있을 경우 조합원의 추가부담이 필요하지만 건축공사의 진행속도가 빠르고, 시공사는 공사비만 받게 되므로 개발이익이 조합원에게 환원된다.

지분제는 조합원의 소유토지 또는 건축면적에 따라 일정비율의 아파트면적을 조합원에게 제공하고 잔여주택과 상가ㆍ복리시설 등은 매각해 공사비에 충당하는 것을 말한다. 조합원 부담금을 계약 당시로 고정시켜 주민들에게 확실한 개발 이익을 보장하는 대신 사업결과에 따른 추가이익은 시공사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대물보상제도라 불리기도 한다.
 
/김희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