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편에 이어>“여친한테 읽어줘야징”

“남친없는 사람은 서러워 살겠냐......”

“ㅋ ㅋ ㅋ ”

“부러우면 지는 거임”

“이미 졌음”(김00님과 김00님의 SNS 댓글 중 일부)

댓글 20여 개는 많은 공간을 차지한다. 그렇지만, ‘여친’ 이라는 단어로 시작된 대화를 요약하면 5개가 전부다. 이처럼 청춘의 가장 큰 화두는 ‘남’과 ‘여’다. 굳이, 콕 찍어 말하지 않아도 청춘의 ‘관심’은 ‘남’과 ‘여’이고, ‘남’과 ‘여’이어야 하며, ‘남’과 ‘여’일 것이다. 

이것은 어쩌면 청춘에게만 주어지는 특권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하얀 도화지 위에 붉은 물결 넘실넘실’대는 ‘가냘픈 춤사위는 답이 없는 흩날림에’ 빠진, ‘빠알간 나비’가 되어 보자. 그리고 ‘보리밭 가득 너울대는 푸르른 청춘’에 ‘사랑’이라는 작품으로 활짝 피어나자.  

구성지고 맛깔나게 질러대는 여섯 살 사내 아이의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데’처럼, 사랑은 나이에 제한이 없다. 누구에게는 ‘부드럽고 달콤한 사랑’이, ‘짝사랑’으로, ‘가슴 아픈 사랑’으로, 사랑이라는 이름의 ‘희생’으로, ‘도망치고 싶은 사랑’으로 모양과 성질을 달리하여 찾아올 수 있다.

‘청춘’은 알 수 없는 미소를, 묘한 그 미소를, 툭, 던지고 가는 ‘꽃심’이다. 그 ‘꽃심’에 살포시 날아와 줄 ‘나비’는 어떤 모양새일까? 어떤 ‘색깔’로, 어떤 ‘피부’로, 어떤 ‘말투’로, 하나의 ‘점이 되어 버린 꽃심처럼 빠알간 나비’가 되어 날아올까?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당신의 마음에 ‘툭, 던지고 가는 꽃심’과 함께, 항상 새로운 나를 만들어가며, 감사하며 살아야 하지 않을까? 우리에게 주어진 미래에 ‘툭, 던지고 가는 꽃심’이 준비되었다고 확신할 수 있는가? 누군가 ‘툭, 던지고 가는 꽃심’의 주체를, 이제는 당신이 누군가에게 ‘툭, 던지고 가는 꽃심’으로 바꾸어야 하지 않을까? 

박여범 / 용북중학교·시인·문학박사·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