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편에 이어>돼지털 서핑 광활한 마당

껌뻑이는 눈동자 하나둘 불 켜자면

하이에나 검은 눈 가득 채운 주문 클릭  

그중에 최고는 달콤한 껌 단물

가득하고 생글생글 탱탱한 자음 모음

불길에 Song 퍼레이드 왁자지껄

눈으로 씹는 디지털 껌, 깜박깜박 빛나고 

눈에 불을 켜고 단물 쪽쪽 빨며 

오늘도 홀로 자작자작 씹는다 (박여범, ‘눈으로 씹는 껌’) 

위의 시처럼, 돼지털 넓고 넓은 서핑 마당에는 수많은 깜박이는 하이에나 검은 눈에 주문은 밀려든다. 그중에 최고는 ‘껌’이라는 ‘단물’, 그 ‘단물’이 생글생글 탱탱한 인터넷 쇼핑의 참맛을 느끼게 한다. 이러한 풍경에서 익숙한 것은 필요 없는 물건도 쉽게 ‘눈에 담아’ 구입하는 과소비가 일반적이다.

그렇다고 디지털 문화가 단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많은 정보와 자료제공,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시청각적 자료만 흡수하여도 자신감과 지식인이 된 것처럼 어깨에 힘이 들어갈 수 있다. 많이 읽고 보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그렇지만 많이 읽고, 보고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서 흡수하는 능력만 있다면 특별히 염려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다만, 디지털 문화와 현실을 구별하지 못하는 일부 우울한 사람들의 태도가 문제가 될 것이다. 입으로 씹는 ‘껌’은 ‘단물’이 빠지면 버려진다. 그러나 눈으로 씹는 ‘문자와 영상의 껌’은 씹으면 씹을수록 ‘단물’이 넘쳐난다는 사실이다. 시들지 않는 화려함으로, 새로운 상품으로 눈을 혼란하게 만들고, 뇌를 자극시켜 디지털 문화의 정점에 이르게 할 것이다.

‘눈으로 씹어야 하는 껌’이라면 영양가 만점인 ‘껌’을 씹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 ‘껌’이 가져다 불 ‘진짜’와 ‘가짜’ 행복을 분별할 줄 아는 ‘너’와 ‘나’가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라는 질문을 이 시점에서 던져볼 수 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껌’이 우리를 반겨줄지 ‘기대반 걱정반’인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박여범 / 용북중학교 교감·시인·문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