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편에 이어> -바람이 분다 옷깃을 세워도 차가운 이별에 눈물이 차올라 

-사랑아 왜 도망가 수줍은 아이처럼 행여 놓아버릴까 봐

-꼭 움켜쥐지만 그리움이 쫓아 사랑은 늘 도망가

-잠시 쉬어가면 좋을 텐데

이 노래의 전반적인 흐름은 청춘의 대명사 ‘사랑과 이별’에 대한 보편적 삶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붙잡지 못하고 가슴만 떨다가 아름답던 사람’을 ‘잊지 못해서 가슴에 사무친 내 소중했던 사람’에게 ‘잠시 쉬어가면 좋을 텐데’라는 이별의 아쉬움과‘그리움’을 노래하고 있다. 

길을 걷다가 뜬금없이 ‘눈물’이 난다는 것은 머리를 가득 채운 ‘기억의 보따리’ 때문일 것이다. 그 보따리에는 ‘좋거나’, ‘나쁘거나’, ‘무미건조하거나’, ‘지워버리고 싶거나’, ‘치욕적이거나’, ‘안타까운‘ 이야기들이 넘치도록 담겨 있을 것이다. 

‘사랑과 이별’에 대한 ‘그리움’은 다양하다. 그래서 그 작품에 대한 해석은 항상 작품을 읽거나, 그림을 감상하거나, 음악을 청취하는 사람의 몫이다. 유명한 평론가의 해석은 하나의 지침으로 참고는 될 수 있다. 그렇지만 결국 소화하고 재창출하는 우리 모두의 다양한 해석이 요구된다. 

그래서 나는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이문세의 ’사랑은 늘 도망가‘ = ’고향 대문 앞 살구나무‘ = ’부모님의 사랑‘이라는 어설픈 공식은 허공에 그려본다. 차가운 이별에 눈물이 차오르면, 따스한 손길로 지켜주신 ’포근함‘이 자꾸 생각이 나서 돌아다보면 마음이 아파온다. 부모님을 생각하면 눈물이 앞선다. 

지금도 고향 대문 앞에는 커다란 살구나무가 서 있을까? 수줍은 아이처럼 다시 살구나무 그리움을 움켜쥘 수 있을까? 그 살구나무 아래서 잠시 쉬어가도 될까? 올 봄 살구꽃이 필 때면 찾아갈 수 있을까? 내가 살구나무를 피해 도망친 건 아닐까?

박여범 / 용북중학교·시인·문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