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예산안 처리를 놓고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전주에서 한 쪽은 ‘항의 결의대회’를 통해, 다른 한 쪽은 반박 성명서를 통해 각 당의 첨예한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

한나라당 새해 예산안 강행 처리와 관련 전국 장외 투쟁을 계속하고 있는 민주당은 지난 17일 손학규대표등 최고위원들이 텃밭인 전주에서 ‘예산안 무효화 행보를 이어갔다.

이날 손학규 대표 등은 여권의 연말 친서민 행보의 허구성 부각에 주력하며 대대적 반격을 시도하는 한편 LH공사 본사 이전 문제 등을 고리로 지역감정을 자극하며 ‘전북 정서’를 파고드는데 주력했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오후 전주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결의대회에서“정부가 LH 공사 본사를 전북에 세우기로 했다가 취소한다고 한다.”라며“공기업 본사를 영남에 다 모으는 것은 지역차별을 계속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역감정을 건드렸다.

박지원 원내대표는“민주당의 호남 국회의원 28명이 형님 한 분보다 못해 죄송하다”고 ‘형님예산’논란에 불을 지폈다.

천정배 최고위원도“경상도끼리 다 해먹겠다는 것이 공정인가”라며 “영남 편중 인사 문제도 반드시 응징하고 소탕해야 한다. 전라도, 충청도는 다 바보란 말인가”라고 가세했다.

김춘진의원은“오늘(17일) 이 자리에 모인 당원 모두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모였다”며 “지난 8일 정부와 한나라당은 309조의 예산과 법안 등을 날치기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또 이날 자료를 내고“한나라당이 예산안을 강행처리하면서 영남 예산은 3천84억원 증액한 반면 호남에서는 단 2건에 55억원 늘리는데 그쳤다”며 전북지역 예산삭감 현황을 공개했다.

앞서 손 대표는 전주 오거리 광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친서민 행보를 ‘무늬만 친서민’으로 규정하고 전주의 한 복지시설을 찾는 등 현장 행보를 가속화하기도 했다.

반면 한나라 전북도당은 지난 17일 ‘민주당은 전북도민 현혹 말라’라는 성명서를 통해 전주에서의 민주당 장외투쟁에 대해 비난을 쏟아냈다.

한나라당 전북도당은 성명서에서“국회 예산안 통과와 관련한 민주당의 악의적인 왜곡과 선전이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며 ‘특히 ’실세예산‘, ’형님예산‘이라는 용어는 섣부른 지역감정을 부추기려는 구시대적 정치행태로 결코 전북도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성명은 또 민주당이 예산안 강행처리와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것에 대해 “국회가 책임져야 할 일을 대통령과 정부에 떠넘기는 것, 그 자체가 정당으로서 부끄러운 일임을 알아야 한다”며 “민주당은 무책임한 정치 행태를 즉각 중단하고 도민을 위한 정치, 서민을 위한 정치를 위해 국회에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새해 예산안 처리를 놓고 전주에서 한쪽은 장외 투쟁으로, 또 다른 한쪽은 반박 성명서를 통해 대립의 각을 세우고 있어 향후 추이변화가 주목되고 있다.

/이대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