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그다지 기분 좋은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딱히, 기분이 나쁘지도 않은, 그저 그런 평범한 일상이었던 하루’, 그래도 언제나 집으로 향하는 발길은 가볍다. 좁은 공간이지만 퇴근길에는 자가용이라는 소중한 나만의 무대가 있다. 차에 오르기 무섭게 라디오 버튼을 누른다. 그리고 마침 ‘얼반힙합" 이라고 불리는 박재범, ‘좋아’(JOAH)가 흘러나온다. 나도 모르게 노래에 리듬을 타며 큰소리로 ‘스웨그, 스웨그’를 외친다.

Oh baby 너무 좋아서 You’re driving me crazy/ 니 생각만해도 기분이 좋아/ 기분이 좋아 기분이 좋아 Na Na Na Na Na Na/ -(중략)-/ 좋아 니 모든 것이 좋아/ 머리부터 발끝까지도/ 조그만 행동까지 하나 하나/ 다 좋아 니 모든 것이 좋아/ 너와 함께라면 즐거워/시간이 지날수록 더 좋아져/ -(중략)-/ 내 곁에 항상 있어줘 My girl/I want you and I need you don't ever ever leave my side/ -박재범, ‘좋아’(JOAH)

여기서 ‘스웨그, 스웨그’는 영어 ‘swag’을 한국어로 발음한 것이다. 본래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한여름 밤의 꿈”에서 ‘건들거린다’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현대에 들어서 힙합 용어로 사용되고 있으며, 요즈음에는 힙합 뮤지션이 잘난 척을 하거나 약간의 여유, 허세를 부리는 기분을 표현할 때 쓰인다.

나름 자세를 잡고 룸미러를 보며, 나이에 걸맞지 않게, 허공을 향해 한 손을 내지른다. 마치, 건들거리는 모양새가 힙합 음악가가 된 것처럼 허세다. 젊은이의 전유물처럼 되어 버린 힙합의 리듬 타기에 도전해 본다. 작은 기대감으로 허우적거리는 동작에 리듬은 저절로 차오른다. 그러나 의욕이 앞서서인지 기대감으로 도전했던 힙합의 빠른 박자가 부담스럽다. 역시, 세월은 속일 수 없나 보다.

<하편에 계속>

박여범 / 용북중학교·시인·문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