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장 성접대'와 '억대뇌물수수혐의'로 구속기소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내 개인적으로는 무죄 판결을 내린 사법부에 대한 분노보다는 '검찰개혁'에 대한 필요성을 다시 한 번 강하게 절감했다.

왜냐하면 사법부는 진실과 죄의 유무를 오직 검찰의 공소장에 들어있는 내용만을 기준으로 판단하기 때문이고, 검찰은 같은 식구인 김학의가 재판부에서 무죄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높도록 부실(?)하게 작성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김학의가 마약과 협박에 못이긴 일반인 여성과 별장에서 성관계를 했다면 이는 사실 성접대가 아니라 특수강간에 해당하는데 그런 내용이 검찰 기소에서는 빠졌다. 

많은 죄목 중에서 가장 죄질이 낮고, 다툼의 여지가 많은 뇌물과 성접대에 대한 내용만을 가지고 부실(?)하게 작성한다면 해당 공소장의 내용만을 가지고 법리적 해석으로 판단해야 하는 판사입장에서는 무죄판결이 나올 수 있다. 

'판사는 정의롭고 검사는 부패하다'는 주장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간첩위조 사건의 판결을 내려 억울한 옥살이를 시켰던 법사위원장인 여상규 자유한국당 의원도, 사법거래를 주도했던 양승태 전 대법원장도 모두 판사출신이다. 그저 일반론적인 관점에서 그렇다는 것이다.

원래는 기소조차 하지 않다가 정권이 바뀌고 여론에 의해 과거사위가 가동 되면서 재수사가 된 경우인데 이 와중에 범행을 주도한 윤중천의 특수강간혐의와 강간치상혐의는 공소시효가 지나 버린 상황이기도 하다. 

사실 현 정권이 검찰개혁 관련한 의지가 대단히 강하고, 이 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이 정도로 높아지지 않았으면 아마도 기소조차 되지 않았을 것이다. 지난번 PD수첩에도 방영 되었지만 검사의 범죄라는 것이 그렇다. 구속 기소된 김학의는 '왜 나만 가지고 그래'라면서 매우 억울해 할 것이다.

<하편에 계속>

곽보경 / 칼럼니스트 겸 여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