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보이지 않는 ‘댓글’은 새로운 뒷이야기나 ‘대자보’, ‘험담’으로 상처를 남기기 일쑤다. 최근에는 ‘악성 댓글’이 사회적인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나만 아니면 그만이지!’, ‘우리 가족과는 상관없는 일’로 웃어넘기기에는 모두가 자유로울 수 없다. 이처럼, 우리의 마음 한 꼭지에는 ‘친구가’, ‘동료가’, ‘이웃이’ 나보다 ‘잘 나가는 것’에 배가 아파하는 졸렬함이 있다. 

우리가 쉽게 만날 수 있는 문장이다. 상대방에 대한 기본적인 질서를 유지하여 즐거운 인터넷 문화에 대한 경고이자 홍보성 글이다. 이러한 문화는 비단 인터넷에 국한하지 않는다. ‘114 안내’나 각종 ‘설문 조사’, ‘보험 계약’ 등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대화 내용의 동시 ‘녹취’가 일반화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최근 한 여자 연예인은 인터넷 댓글이 가져온 정신적 피폐함으로 세상을 달리한 불행한 일이 우리를 슬프게 하였다. 놀라운 것은 이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고 기겁할 수밖에 없었다. 정말 상상 밖의 댓글 향연에 당황스러웠다. ‘아, 이래서…….’가 탄식처럼 튀어 나왔다. 하나의 댓글이 올라오면, 기다렸다는 듯이 ‘히히 호호’, ‘그럼 그렇지’ 등 비상식적인 내용과 욕설이 도배된다. 그래서 댓글의 위력은 짧은 시간, 어느 특정인(정치인, 연예인 등)을 ‘무장해제’ 시킨다는 것이다. 정말 무서운 세상이다.

고인에 대한 명복은커녕 ‘비아냥거리는 투’의 댓글을 비롯해 근거 없는 다양한 악성 글들을 읽어 내려가는 독자도 섬뜩하다. ‘읽지 말아야지’, ‘신경을 끊어야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정신을 차려보면 댓글과 마주하고 있는 현실이 슬프다.

이것이 댓글의 현실이다. 물론 비판 없는 사회는 발전할 수 없다. 하지만 비판을 위한 비판이 아니라, 긍정과 부정의 적절한 조화를 통한 비판만이 이 시대를 더불어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있지도 않은 사실을 진실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공중에 띄워두고 많은 사람이 공조하기를 바라는 행동을 삼가야 한다. 낯선 댓글이 얼마나 암적인 존재인가를 깨닫고 현실을 타파하는 방법은 깨어 있어야 하는 이유다.

<하편에 계속>

박여범 / 용북중학교·시인·문학박사·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