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K리그 등 국내 스포츠의 승부조작 방지를 위한 정부의 강경 조치로 인해 직접적인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정병국·문화부)는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와룡동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불거진 K리그 승부조작과 관련한 정부 차원의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승부조작이 적발된 해당 경기 주최기관에 대한 재정적 지원 감축이다.

 문화부에 따르면 2010년을 기준으로 대한축구협회(회장 조중연)와 한국프로축구연맹(총재 정몽규)가 받은 스포츠토토 지원금은 총 316억원이다.

 이는 축구협회의 한 해 운영비의 약 30%에 육박하는 막대한 금액이다. 프로연맹은 축구협회가 지급받은 금액에서 다시 일정 부분을 지원받는 방식으로 스포츠토토의 지원을 받는다.

 그러나 승부조작이 적발될 경우 축구협회와 프로연맹은 스포츠토토 지원금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사안의 경중에 따라 주최단체 지정 취소와 자격정지, 배분율 삭감 등의 조치가 내려질 예정이다.

 가장 무거운 단계인 지정 취소는 스포츠토토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을 영구히 상실하게 되는 것을 의미하며 자격정지는 일정 기간 동안 그에 해당하는 지원금의 지급이 정지된다.

 배분율 삭감 역시 현행 스포츠토토 판매액 가운데 10%에 해당하는 지원금 중 각 경기 주최단체에 지급되는 규모를 하향 조정한다는 뜻이다.

 이같은 정부의 대책들이 시행될 경우 축구협회 및 프로연맹의 사업 추진에 상당한 악영향을 피할 수 없다. 사업 추진에 가장 핵심인 금전적인 부분의 부담이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기자회견에 나선 박선규 차관은 가능한 빨리 관계법을 개정해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만 현재 검찰 조사가 진행되고 있어 구체적인 처벌 규정은 마련하지 않고, 관련 위원회를 구성해 정확한 처벌을 추진할 예정이다.

 박 차관은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승부조작을 뿌리 뽑기 위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고자 한다"며 "이 내용은 축구뿐 아니라 스포츠토토의 지원을 받는 다른 종목에도 해당된다. 모든 종목들도 구조적인 문제는 같다고 판단해 일관성을 갖고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부는 프로축구 승부조작으로 인해 여자축구와 유소년축구 등으로 피해가 확산되는 것을 막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