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학교 식생활관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은 후드 청소로 인해 낙상 등 산업재해를 당하는 일이 빈번했다. 지난 4월에도 도내 학교에서 급식노동자가 후드 청소 중 낙상으로 갈비뼈 3개가 금가는 심각한 안전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후드 세척 약품이 얼굴에 떨어지는 경우도 심심찮게 발생한다.

이와 같은 안전사고를 줄이고자 지난 2017년 전라북도교육청과 전북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체한 단체협약에는 위험한 공간의 대청소는 학교실정에 따라 연 2회 외주화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반영되었다.

하지만 전북도의회 최영심 의원(정의당, 비례)이 2017~2018년 도내 초·중·고등학교 식생활관 후드 청소 실시 현황을 조사한 결과, 후드 청소를 외주화하여 진행하는 비율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된 552개의 학교 중 2017년에 후드 청소를 단 한 번도 전문업체에 외주화하여 진행하지 않은 학교의 비율은 80.62%였다. 2018년에는 56.88%로 그 비율이 줄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변화도 감지되지만, 전문업체에 외주화한 학교의 95.1%는 1년 동안 단 1회만 의뢰한 것으로 드러나 그 실효성이 의심된다.

또한 후드청소를 전문업체에 의뢰할 때, 지출되는 학교 예산항목은 학교(기본)운영비가 69.32%, 급식운영비가 28.57%로 나타났다. 후드 청소가 지출되야 할 예산항목은 학교(기본)운영비가 되어야 하는 것이 타당함에도 급식운영비에서 지출하는 문제점이 드러난다. 급식운영비에서 지출할 경우 급식의 질 저하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결과를 볼 때 문제점은 학교에서 후드청소 예산을 편성하지 않고 있다는 점, 급식운영비로 예산 편성하는 점이다. 후드청소로 인한 산재예방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북교육청이 학교에서 기본운영비에 반드시 연2회 이상의 후드청소 비용을 예산편성하도록 지침을 내리고 지도 감독해야 한다.

또한 그동안 산재 발생이 많았음에도 산업안전보건법(이하 산안법) 핵심 조항에서는 적용 제외되어왔던 학교 급식실이 지난해부터 전면적용 대상이 되었다. 그에 따라 올해 각 시도교육청별로 산업안전보건위원회(이하 산보위)를 의무적으로 설치하여 각종 산재예방 활동을 펼쳐 노동자들의 산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3월부터 시작한 전북교육청의 산보위구성을 위한 노사간 협의는 구성완료를 눈앞에 두고도 당연히 두어야 할 실무 간사 문제로 본회의조차 개최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교육청과 노동조합이 체결한 단체협약에도 후드 청소를 의무적으로 전문 업체에 외주화하도록 한 것이 아니라 ‘학교실정에 따라’, ‘하도록 지도한다’는 유명무실한 문구에 그쳐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예산을 편성하지 않는 이상 후드 청소는 안전사고의 위험 속에서 급식노동자들이 자체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교육청의 답변은 학교의 재량이라는 답변으로 문제를 회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영심 의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두고 “노동자의 안전은 예산과 재량을 이유로 미룰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전북교육청이 일선 학교 기본운영비에 반드시 연2회 이상 후드청소 비용을 예산 편성하도록 지침을 내리고 지도 감독해야 하며,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신속하게 설치. 운영하여 노동자들의 산재예방에 철저를 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교육청은 일선 학교에 책임을 떠넘길 것이 아니라 추후에는 학교 예산에 산업안전 보건에 관한 예산 등 (후드 청소 전문업체 외주화 비용)을 편성해서 교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