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 정당별 판세 분석>전북, 정계개편 '진앙지'

야권 발 정계 개편 신호탄이 쏘아 올려졌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평화당 일부 의원들이 집단 탈당하면서 텃밭격인 전북에서도 정계개편 후폭풍이 몰아칠 전망이다.
전남북 등 호남 기반 민평당 소속 의원 10명은 제3지대 신당을 창당해 거대 양당 구도에 도전하겠다며 지난 12일 집단 탈당했다.
대안정치연대로 불리는 이들 탈당의원은 유성엽, 박지원, 천정배 의원 등 9명이다.
그리고 신당에 참여하지 않고 무소속으로 남기로 한 김경진 의원을 포함하면 모두 10명이다.
바른미래당에 당적을 두고 평화당에서 활동해 온 장정숙 의원도 신당 창당에 동참한다.
대안정치연대는 국회에 비교섭단체로 등록하고, 중도층 흡수 인재 영입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민주평화당 분당으로 전북 정치권은 또 한 번의 소용돌이로 빠져들게 됐다.
총선 승리를 향한 각 정당의 정치적 셈법이 지역 정가를 흡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과 정당 지지율이 상승세를 이어가는 분위기에서 야권이 사분오열되는 것에 ‘여유로움’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보수통합에 대해선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정계개편의 시나리오가 어떻게 진행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선 평화당 탈당 의원들의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입당을 배제할 수 없다.
평화당과 바른미래당은 물론이고 제 3지대 신당으로 출마하더라도 당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판단에 민주당 입당에 한 가닥 희망을 걸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 입장에선 향후 총선이 ‘보수대통합’으로 흐를 경우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지역 현역 의원들에게 손을 내밀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지난 6일 경북 구미 산업단지를 방문해 "지난 세 번의 선거에서 (한국당이) 진 것은 분열했기 때문“이라며 보수 대단결을 강조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유승민 의원과 통합을 안 하면 한국당에는 미래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도 보수대통합을 기저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대안정치연대와 바른미래 내홍과 분열, 이후 합종연횡이 총선 정국을 ‘오리무중’으로 만들고 있다.
평화당을 탈당한 의원들이 바른미래당 내 호남계와 함께 신당을 만드는 방안도 배제할 수 없는 메뉴 중 하나다.
그렇다면 나머지 바른미래당 내 비당권파 의원들은 한국당과 손을 잡는 시나리오도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다.
보수대연합의 발판이 마련되는 단계다.
민주당과 당대당 선거를 치루고자 했던 평화당은 총선 전략을 전면 개편하지 않을 수 없다.
보수대연합 시나리오에 맞설 범개혁진보의 중심체로 우뚝 서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기 때문이다.
정치적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더라도 전북은 내년 총선을 앞둔 정계개편 진앙지로 떠오를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14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남아있는 5명(당적기준 현역의원 4명)이 한데 뭉쳐 야권 정계개편의 중심축이 되는 게 목표”라며 “진보정당과 연대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고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