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로 시작된 반일감정이 한국에 대한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로 극단으로 치닫는 가운데, 롯데그룹에 대한 국적 논란이 또 다시 불거지고 있다.

롯데그룹 지배의 정점에 있는 호텔롯데의 지분 99.3%가 일본계 지분이기 때문이다.

호텔롯데의 최대주주인 일본 롯데홀딩스가 호텔롯데 지분 19.07%를 보유한 것을 비롯해, 나머지 지분도 일본회사인 L4투자회사(15.63%), L9투자회사(10.41%), L7투자회사(9.40%) 등이 보유하고 있다. 호텔롯데 자사주(0.17%)와 부산롯데호텔(0.55%)을 제외하면 99.28%가 전부  일본 자본인 것이다.

또한 국내에 일본기업과 합작사 형태로 진출해 일본 제품을 수입, 판매하는 계열사가 많기 때문이다. 

롯데가 일본기업과 합작으로 판매하는 제품 또는 운영하는 회사는 ‘유니클로’, ‘무인양품’, ‘세븐일레븐’, ‘캐논코리아비즈니스’, ‘롯데면세점’, ‘롯데아사이주류’, ‘한국후지필름’, ‘롯데케미칼’ 등이다.

‘유니클로’는 에프알엘코리아가 운영하는데, 이 회사 지분은 일본의 패스트리테일링이 51%, 롯데쇼핑이 49%를 보유하고 있다. 공동대표도 전 패스트리테일링 이사인 와카바야시 타카히로가 맡고 있다. 

‘무인양품코리아’는 롯데상사가 40%, 일본의 양품계획이 60%를 투자해 만든 회사다. 롯데상사 역시 호텔롯데의 계열사 중 하나이고, 호텔롯데는 일본자본이 99%의 지분을 갖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롯데지주와 신동빈 회장 등이 지분 97%를 소유하고 있지만, 일본 ‘세븐앤아이홀딩스’의 계열사인 세븐일레븐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매출의 일정 비율을 로열티(수수료)로 지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캐논코리아비즈니스’는 반도체 생산장비와 복사기, 프린터 등을 판매하는 회사로, 롯데지주와 일본 캐논이 각각 50%로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일본 롯데홀딩스가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일본회사다.

아사이 맥주를 판매하는 ‘롯데아사이주류’는 롯데칠성음료가 지분 50%, 일본 아사이그룹홀딩스가 50%지분 보유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지분구조가 이렇다 보니 온라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서 “롯데는 사실상 일본 기업이니 보이콧해야 한다.”는 주장이 늘고 있다. 

불매운동 홍보 사이트 ‘노노재팬’에는 롯데가 지분을 투자한 유니클로·무인양품·세븐일레븐·아사히맥주 등이 불매운동 리스트에 올라 있다. 심지어 롯데카드나 롯데손해보험을 일본기업으로 오인해 계약해지하자는 여론까지 있다.

반면에, 롯데측은 “롯데는 엄연한 한국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코리아세븐은 지난 1일 전국 9700여개 점포에 ‘코리아세븐은 대한민국 기업입니다’라는 제목의 긴급 안내문을 발송했다. 

롯데는 어느 나라 기업이냐는 질문에 롯데백화점 전주점 홍보실장은 “롯데는 매출의 95%가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고, 13만명에 이르는 직원도 전부 한국인이므로 한국기업이 맞다.”고 말했다.

한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아주 가까운 사이로 알려지고 있다. 4년 전 도쿄(東京)에서 열린 장남 결혼식 피로연에 아베 총리가 하객으로 참석했을 정도다. 신격호 명예회장도 아베 총리의 외할아버지이자 일본 보수의 거두인 기시 노부스케 전 외무상과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윤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