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를 앓는 아내를 간호해 오다 간병에 지쳐 아내를 살해한 80대 남편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군산지원 제1형사부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모(81)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4월 22일 새벽 2시경 군산시 흥남동 자택에서 아내 B모(82)씨를 흉기로 찌르고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범행 3시간 뒤인 이날 오전 5시경 유저를 작성한 뒤,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버지가 아무 말 없이 흐느끼자 불길한 예감을 느낀 아들이 A씨 자택을 찾아와 현장을 목격, 이를 경찰에 신고했다.
아들이 도착한 당시 A씨는 B씨의 시신 곁에 앉아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또, 그의 유서에는 '너무 힘들었다. 자녀들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결과 A씨는 요양병원에 입원할 것을 권유했지만, 이를 아내가 거절하자 홧김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아내가 치매를 앓고 있어 요양병원 입원을 제안했지만 거부했다. 자신도 나이가 들어가고, 지병이 있어 병 간호를 계속하기 힘들었다. 자식들에게 부담 주기 싫어 함께 죽으려 했다"고 진술했다. 실제 A씨는 유서를 작성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했으나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재판부는 “살인은 반인륜적인 범죄로 어떠한 변명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다”며 “피고인이 초범인 점, 2012년부터 치매에 걸린 아내를 돌봤고 자식들에게 짐이 되기 싫어 범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가족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강석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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