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나는 러시아 국적기를 타고 북한 영공(동해)을 가로질러 연해주로 여행을 떠났고 북한주민은 목선을 타고 동해NLL을 가로질러 삼척항으로 들어왔다. 분단된 조국이 참 아이러니하다. 

북한주민이 목선을 타고 아무런 제지없이 탈북에 성공했다. 이는 경계시스템에 문제가 있음은 분명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북한을 탈출할 때도 아무런 제지가 없었단 뜻이다. 결국 목선은 북한과 남한 모두의 경계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다. 이 또한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이번 사태는 레이더 성능의 한계 문제이지 단순 경계의 문제는 아닌 듯하다. 그럼에도 경계에 실패한 군은 책임을 느끼고 적극 현재의 문제점을 보완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수구보수당이 호기를 잡은 듯 안보 운운하며 호들갑을 떠는 것은 당리당략적 자기모순이다. 천안함, 노크 귀순, 각종 방산 비리 등 안보에 터진 시절 집권했던 자유한국당이 안보에 대한 사명감과 능력은 갖추고 있었는지도 의문이다.

보수정치세력들은 늘 안보 제일주의를 외친다. 국민과 국가의 안전 보장은 국가 존립의 제일 과제임이 분명하다.  안보는 분명 보수 진보 그 이상의 문제다. 그럼에도 보수는 안보를 진보보다 더 중요시한다고 일반적으로 이해되고 있다. 기존 가치를 지키는 것이 보수 이념이기에 그렇게 이해되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정말 보수가 안보를 더 중시하고 있는가?

보수 세력들 사이에서 건국의 아버지라고 추앙받는 이승만 전 대통령은 6.25전쟁이 발발했을 때 국민들을 버리고 제일 먼저 도망갔음에도 국민들에게 서울에 있는 것처럼 속였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일본으로 망명까지 고려했었다. 또한 전쟁 중에 전시작전권을 유엔군 사령관인 맥아더에게 넘겼다.

휴전이후에도 한·미 상호방위조약으로 평시 및 전시 작전권을 모두를 미국이 갖도록 했다. 자국의 안보를 스스로가 아니라 외국에 고스란히 위탁한 셈이다. 이미 군사적으로 북한과 비교가 안 될 수준이 왔음에도 전시 작전권을 찾아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곽보경 / 칼럼니스트 겸 여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