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체가정의 12% 정도가 결손가정이다. 보건사회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대략적으로 국내 1천6백만 가구 중 무려 1백92만 가구가 결손인 것으로 나타난다. 그 유형별로는 가정이라고도 할 수 없는 독거노인 가정이 83만 가구, 모자가정이 53만6천 가구, 소년·소녀가장 가정이 35만 가구, 편부가정이 17만 가구, 조손가정이 3만4천 가구 등으로 돼 있다.
100집 중 12집이 결손가정이라니, 우선 그 12%라는 높은 점유율에 한숨이 절로 난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결손가정 비율이 6.8%로 7%를 넘지 않았었다. 그 짧은 사이에 5%P나 급상승, 가정해체의 속도가 너무 가파르다는 점에서 더욱 절망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아무튼 이 통계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83만명의 독거노인들이 죽어도 모를 정도로 홀로 방치돼 있으며, 200만의 어린이들이 편모, 혹은 편부슬하거나 조부모, 혹은 편조부나 편조모 슬하거나 아예 양친 없이 그늘진 삶을 살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결국 가정이 급속도로 해체되고 있음을 이 통계는 그야말로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도대체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자괴감을 떨칠 수 없다. 더욱 기막힌 건 이 심각한 가정해체문제에 대해 사회발전추세로 가볍게 인식하는 사회분위기다. 이미 사회문제가 됐는데도 이에 대해 고민하거나 치유방법을 찾기 보다는 그냥 그러려니하는 이 사회적 병적 분위기가 더욱 기막히고 절망스럽다는 얘기다.
결손가정문제는 이미 우리사회의 병으로 자리잡고 있다. 병이란 치유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르는 속성이 있다. 그럼에도 이를 치유하려는 노력은 어디에도 없다. 200만의 어린이들이 그늘에 가려져 있고 83만의 독거노인들이 홀로 한숨지며 쓸쓸히 죽을 날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그런 추세는 날로 더해가는데 언제까지 이를 방치하자는 건지 답답할 따름이다.
이런 결과를 보자고 그렇게 숨가쁘게 달려왔다면 차라리 좀 못살더라도 서로 귀한 줄 알고 서로 이해하고 아끼며 오손도손 사는 ‘인간사회’를 지향했어야 옳았지 않나싶다. 이런 모든 것이 천민자본주의에 기초한 신자유주의 물결 탓이 아닌지 이 5월에 다시한번 숙고해 볼 일이다.

/서재철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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