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노인을 승합차량에 방치해 숨지게 한 요양병원 관계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 전주덕진경찰서는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전주 모 요양병원 원장 A모(66)씨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병원 관계자 B모(62)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3일 오전 11시 20분경 진안 모 요양원에서 자신들의 요양병원으로 거동이 불편한 C모(89)씨를 옮기는 과정에서 만 하루동안 차 안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등은 또 C씨가 사망원인이 ‘열사’였음에도 불구하고 사망 진단서에에 ‘병사’로 기록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이 사건이 발생한 직후 병원 측은 경찰에 신고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뒤늦게 첩보를 입수한 경찰이 다음날인 지난달 5일 수사에 나선 것이다.
병원 관계자는 사망진단서를 '병사'로 작성한 이유에 대해 "사망 원인이 분명하지 않아서 그랬다"고 주장했다.
또, 경찰에 신고를 하지 않은 이유는 발견 당시 호흡은 없었지만 맥박은 뛰고 있었으며, 구급차량에서 사망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병원 측은 80대 노인을 승합차량에 만 하루동안 방치했음에도 사망에 영향이 없었다는 태도다.
당초 이 사건 다음날 병원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많은 환자를 이송하다 보니 명단 확인을 제대로 못 한 것 같다"고 과실을 인정한 바 있지만 "A씨가 건강했다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다"며 무책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경찰은 피의자들을 상대로 환자가 숨졌는데도 경찰에 신고를 하지 않은 점과 사망 진단서에 사인을 병사로 적은 이유 등을 추궁하고 있다. /강석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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