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모 요양병원에서 벌어진 ‘80대 노인 방치 사망 사건’ 당시 해당 병원이 사망원인을 병사로 작성해 은폐 시도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지난 3일 오전 11시 20분경 진안군내 모 요양원에서 일어난 노조파업으로 인해 자매병원인 전주시내 모 요양병원으로 환자 33명이 구급차와 승합차로 이송됐다.
이 과정에서 병원 측의 과실로 만 하루가 지나서야 승합차 뒷 자석에 방치된 A모(89)씨를 발견했지만, 끝내 숨졌다.
이에 대해 병원은 할머니 건강상의 문제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A씨가 건강했다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다”며 “할머니가 ‘나 왜 안 데리고 가냐’는 말 한마디만 했다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 제보자에 따르면 사건 당시 병원에서 사망진단서에 병사로 작성한 정황이 드러나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사망진단서에는 ‘사망의 종류’가 ‘병사’, ‘외인사’, ‘기타 및 불상’ 등 세 가지로 구분되어 있는데 외인사나 기타 및 불상일 경우 부검을 해야 한다. 또한, ‘의도성 여부’에는 ‘비의도적 사고’, ‘자살’, ‘타살’, ‘미상’ 등 네 가지로 구분되어 있으나, 해당 칸에는 작성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애초 병원은 A씨를 25시간 동안 승합차에 방치한 사실이 사망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큰데도 불구하고, 병사로 작성한 것이다.
이에 대해 병원 관계자는 “사고사는 몽둥이로 맞아 죽었거나 교통사고를 당하는 등 원인이 분명하다”며 “과실에 의해서 돌아가셨어도 심정지인지 백혈병인지 사망원인이 불분명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의 주장은 환자가 사망하면 경찰에 신고할 의무를 지닌 병원에서 사건 당시 경찰에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신빙성이 떨어진다. 경찰은 사건 다음날 첩보를 받고 인지수사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관리부주의로 인한 환자 사망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인 한편, 해당 사건이 어떻게 마무리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강석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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