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상권이 보호돼야겠다. 지역의 상권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데 우려스러운 현상이다. 이대로 갔다가는 지역 본래의 상권이 붕괴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진단은 어느 한 두 사람이나 어느 한 두 단체에서만 내놓은 것이 아니다. 그리고 어느 한두 언론사에서만 보도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두루 알고 있는 대로 지역 상권을 살리자는 말들은 오래 전부터 있었다. 그런데도 지역의 토종 상권의 현실은 막막하다.
전북도와 전주시를 비롯해 각 지자체는 지역의 중소 상권을 보호해야 할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 대형 유통회사들이 들어서도록 승인해준 게 전북도와 각 지자체이기 때문이다. 전북도와 각 지자체는 지금 볼멘소리를 하고 싶을 지도 모르겠다. 대형 상권이 계속 손을 뻗치는데 무슨 수로 막을 수 있었겠느냐고 말이다. 그리고 이렇게도 말하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자리를 마련해줄 때만해도 오늘날과 같이 심각한 사태가 벌어지리라고는 예측하지 못했다고 말이다.
거듭 말하지만 전북도와 각 지자체는 비상한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지역의 모 정치인들이 삭발을 하고 절하면서까지 유력한 대형 마트에게 상생을 호소했지만 그게 먹혀들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대형유통업체 규제를 위한 서명부를 국회에 전달한 것은 의미가 크다. 아니 만시지탄이다. 왜냐하면 대형 유통 회사들의 독식으로 동네 슈퍼마켓들이 셔터를 내린지 이미 오래됐기 때문이다.
지난 십 수 년 동안, 도내의 대형 마트들이 어떤 태도로 나왔는지 돌이켜 봐야 한다. 그들은 지역의 중소 상인과 함께 갈 마음이 없음을 공공연히 해왔다. 그래서 영업시간 단축 호소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고 대형유통회사들이 지역 경제를 위해서 돈을 풀어줬느냐면 그런 적도 없다. 전북도와 각 지자체는 이번 기회에 실력 행사에 들어가야 한다. 그래서 재래시장과 골목 상권에 조금이나마 숨통을 터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