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넬 메시(24)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6)와의 자존심 대결에서 웃었다.

 바르셀로나는 28일 새벽(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의 2010~2011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후반 중반까지 치열한 경기가 진행되며 0-0의 균형이 깨지지 않았던 이날의 경기는 후반 막판에 연이어 터진 메시의 골을 앞세운 바르셀로나가 승리를 챙겼다.

 원정에서 1차전을 치르는 부담에도 불구하고 귀중한 2골 차 승리를 거둔 바르셀로나는 챔피언스리그 4번째 우승을 위한 결승 진출에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스페인 프로축구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라이벌이 맞붙은 이날 경기의 승패를 가른 것은 에이스의 활약이었다.

 원정경기를 치르는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초반부터 주심의 호루라기가 울릴 때마다 강력한 항의로 마드리드 선수들의 신경을 계속해서 건드렸다.

 일찍부터 흥분하기 시작한 양 팀 선수들은 전반이 끝난 뒤 그라운드를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바르셀로나의 후보 골키퍼 호세 마누엘 핀투(36)가 퇴장 당했다.

 자제력을 잃은 홈 팀 마드리드 역시 후반 15분 페페(28)가 수비 과정에서 다니엘 알베스(28)를 향한 거친 반칙으로 레드카드를 받았다. 이에 항의하던 조세 무리뉴(48) 감독마저 퇴장당해 관중석으로 쫓겨났다.

 같은 퇴장이었지만 후보 선수가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된 바르셀로나에 비해 감독과 주축 선수가 빠지게 된 마드리드의 차이는 곧바로 경기력으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드러난 양 팀의 차이는 에이스의 활약상이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는 점이다.

 홈에서 1차전을 치르는 마드리드는 초반부터 선수비 후공격의 작전으로 경기에 임했다. 그 덕에 마드리드의 에이스인 호날두는 공격적인 움직임을 선보일 여유가 없었다.

 세계 최고의 프리킥을 선보인다는 호날두는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마저 허무하게 날리며 마드리드의 공격을 이끌지 못했다.

 그러나 바르셀로나는 메시를 봉쇄하던 페페가 퇴장당하자 이브라힘 아펠라이(25)를 투입해 수적 우위를 이용함과 동시에 메시의 공격력을 극대화했다.

 메시의 활용을 위한 아펠라이의 투입은 곧바로 효과를 발휘했다. 상대 수비에 비해 체력에서 앞선 아펠라이는 교체 투입 6분 만에 빠르게 오른쪽 측면을 돌파했고, 메시는 상대 수비의 틈을 파고 들어 선제골을 만들었다.

 팽팽하던 균형을 무너뜨린 메시는 11분 뒤 환상적인 드리블 돌파로 상대 수비 5명을 가볍게 제친 뒤 추가골까지 터뜨리며 바르셀로나의 승리에 일등공신이 됐다.

 에이스의 활약에서 앞선 바르셀로나는 결국 적지에서 귀중한 2-0 승리를 따냈다. 메시는 웃었고 호날두는 고개를 떨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