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를 읽다보면, 고자(告子) 상편에 방기심이부지구 애재, 인유계견방, 즉지구지, 유방심이부지구(放其心而不知求 哀哉 人有鷄犬放 則知求之 有放心而不知求 - 그 마음을 잃어버리고 찾을 줄 모르니 애석하도다. 사람이 닭이나 개를 잃으면 찾을 줄 아는데 마음을 잃어버리면 찾을 줄 모르는구나)라는 유명한 장탄식의 구절을 만난다.
맹자가 이렇게 말한 것을 보면 예나 지금이나 본 마음을 잃어버리고 정신없이 사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던 모양이다. 어쨌든 맹자는 그 방심(放心), 즉 잃어버린 본 마음을 찾는 게 바로 학문하는 방법이라고 귀결시키지만, 여기선 방심에 대해서만 말하고자 한다.
방심은 대개 두 가지에서 연유한다. 바쁨과 탐욕이 바로 그것이다. 워낙 바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본 마음을 놓치게 된다. 즉, 목전의 바쁨으로 인해 허둥대다 보면 마음을 잃어버리게 된다는 것이다. 탐욕 역시 방심의 지름길이다. 욕심이 가득 차면 본 마음은 거기에 묻혀 도무지 찾을 길이 없어진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현대인은 본의든 아니든 그 바쁨과 탐욕을 강요당한다. 너나 할 것 없이 바쁘지 않고서는 도저히 살아갈 수 없고, 욕망을 갖지 않고서는 도무지 아무 것도 성취할 수 없는 물질 소유의 무한경쟁사회에 내던져져 있기 때문이다. 쉽게 본 마음을 챙길 수도 없고, 마음을 챙기려다 보면 어느 새 낙오되고 마는 이 무망한 삶의 양태에 모두가 함몰된 채 살아가고 있다.
사실 방심은 자기 존재의 상실이다. 껍데기인 허울만 남는 것이다. 심각한 근원인 실존의 문제지만 누구도 별로 중요시하지 않는다. 허울인 채, 그냥 남들이 그렇게 사니까 그냥 따라 사는 것이다. 이 생명없는, 그래서 아무런 의미도 없는 이 껍데기 행렬에 언제까지 참여해야 하는지, 현대인들은 그에 대한 고민조차도 하려들지 않는다. 참으로 불행하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불교의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 모든 것은 마음에서 비롯된다)도 결국 올바른 마음 다스리기의 가르침이고, 저 성경의 잠언구절인 “무릇 지킬만한 것보다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는 유명한 대목도 마음을 지키는 일이야말로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닫게 해 주는 참된 가르침이 아닐 수 없다.

/서재철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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