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의 대지진과 쓰나미, 원전사태는 성장과 기술발전을 최우선의 가치로 여기는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지구상 동물 중에 인간처럼 자연의 힘을 거스르고 사는 존재가 또 있을까? 인류가 개발한 최고 기술의 집약체라고 할 수 있는 원자력 발전이 인류 최고의 재앙으로 기록되고는 있는 모습을 지켜보며 인간에게 무한한 혜택을 제공하는 자연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일본 원전 위기는 자연환경 보호에 대한 중요성을 각인시켜 주었다. 자연환경 중에서 우리나라 자연자원의 핵심지역은 국립공원이다. 하지만 국립공원을 대하는 국민들 사이에서 보전과 개발에 대한 다양한 이견이 존재하고 있어 이를 해소하기 위하여 국립공원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해 볼 때이다.
국립공원은 풍부한 자연생태계와 아름답고 전통적인 자연 및 문화경관을 국가가 지정?관리하여 보전하고 있는 곳으로서 1967년 지리산이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래 1988년 변산반도와 월출산이 지정됨으로써 총 20개소가 되었다.
국립공원의 총 면적은 6,580㎢로서 국토면적 대비 6.6%를 차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생물종의 약50%인 15,727여종과 환경부지정멸종위기종의 약 60%인 133종이 서식하는 생태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문화적 가치로는 국보 40점, 보물 143점, 사적 및 명승 52개소 등 전체 지정문화재의 5.3%가 소재하고 있고, 여가공간적 가치로는 우리나라 최대의 탐방자원으로서 2010년도 국립공원 탐방객은 총 4,265만명(우리나라 인구수 약 5천만명의 85%)에 이른다. 또한 국립공원연구원에서 2007년에 실시한 국립공원의 경제적 가치평가 및 국가경제 파급효과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국립공원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할 경우 65조원(경주/한라산 제외)에 이르는 경제적 가치가 있다고 한다.
이러한 생태적, 문화적, 여가 공간적, 경제적 가치와 더불어 국립공원을 보전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의 후손 즉 미래세대에게 온전하게 물려주어야 할 가장 소중한 자산이라는 것이다.  국립공원의 아름다운 자연은 한번 파괴되면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이제는 자연보존에 따른 불편을 조금은 감수하더라도 좀 더 국립공원에 관심을 가진다면 미래세대의 주인공인 후손들에게는 현재 보다 더욱 가치 있고 아름다운 국립공원을 물려줄 수 있을 것이다.

김유진 · 내장산국립공원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