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노모를 폭행한 뒤 신고를 할까 두려워 살해까지 한 40대 남성에게 대법원이 중형을 확정했다.

대법원 2부는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김모(47)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0년에 치료감호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4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2월 2일 오후 2시 54분경 전북 정읍 자택에서 어머니 A모(당시 77세)씨를 폭행한 뒤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A씨가 “주민등록증과 도장을 가져오라”며 소리를 지르자 자신을 공격한다고 생각해 주먹을 수차례 휘둘러 넘어뜨렸다.

이후, A씨가 자신을 신고하면 교도소나 정신병원에 보내질 것을 우려해 살인까지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의 변호인은 재판과정에서 “피고인은 범행 당시 조현병으로 인한 심신상실 상태였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형법상 심신상실 주장이 인정되면 책임무능력자로서 처벌되지 않는다.

1심은 “김씨는 살해를 결심하고 취약한 신체 부위를 흉기로 찔렀고, 들키지 않으려 옷장에 시체를 숨기려 했다”며 “누나가 창문을 열려고 하자 숨었다가 도망친 사정 등을 종합하면 조현병으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상태였다고 보기 어렵다”며 심신상실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도 “김씨가 조현병으로 인해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점은 인정되지만, 의사 결정 미약 상태를 넘어 상실한 상태에 이르진 않았다고 판단된다”며 “어머니의 생명을 침해해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판시했다. /강석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