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은 싸우면서 큰다"는 말이 이제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옛 말'이 돼가고 있다.
최근 학교 후배들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상습적으로 돈을 뜯어낸 10대들이 무더기로 붙잡히는 등 청소년들의 범죄 형태가 날로 조직화, 저 연령화, 폭력화되고 있어 단순히 학교안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 경찰까지 개입되는 사회문제로 번지고 있다.
특히 학교 후배들을 상대로 돈을 뺏고, 뺏은 돈을 다시 상급 선배에게 상납하는 학교 폭력 대물림 현상도 일반화 되면서 아이들 싸움에 학부모들이 나서 법적 소송으로 이어지는 일도 허다하다.
실제 올해 초 전주 효자동 한 중학교에서 여중생들의 학교폭력이 벌어졌다.
중학교 1학년인 A양 등 3명은 B양이 평소 친구들을 괴롭히고 마음대로 행동한다며 방과 후 하교길에 B양의 뺨을 때렸다.
이에 불만을 품은 B양은 인근학교 1학년 C양에게 복수를 부탁했고, A양은 얼굴과 다리를 포함 약 30대의 폭행을 당했다.
다음날 폭행을 당한 A양은 B양을 불러 교실에서 무릎을 꿇게 하고 주먹으로 뺨과 목을 구타, 이를 연락받은 학부모들은 각각 아이들을 병원에 입원시키고 서로 피해자라며 합의금을 요구하는 등 법적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당시 지도교사의 말에 따르면 양측 부모를 오가며 중재에 나섰지만 입장차이가 너무 커 손 쓸 방도가 없어진 상태이다.
이처럼 학생들의 싸움이 단순히 그들의 문제가 아닌 조직적인 싸움으로 번지고 있으며, 이에 따른 피해도 커 학부모 입장에서는 피해를 감수하고 무마하기엔 금전적인 문제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교육과학기술부 '학교폭력 유형별 가해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중학생 폭력사건은 2,445건으로 전체 3,749건의 65.2%를 차지했다.
이는 같은 기간 고등학생 1,232건(32.9%)에 2배에 달하는 수치로 중학생들의 학교폭력이 고등학생들에 비해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학교폭력상담 관계자는 "중학생들은 폭력행위가 잘못됐다는 인식이 희박해 함부로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며 "폭행사건이 일어났을 때 자신의 아이들 말만 믿고 우리 아이에게는 문제가 없다고 큰소리치는 학부모들도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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