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의 빚

최종등록 11-04-14 21:31 최종수정 11-04-14 21:31

온라인이슈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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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공기업의 부채가 장난이 아니다. 부채와 관련해서 말한다면 나라가 큰 것인지 공기업이 큰 것인지 헷갈린다. 나라가 공기업보다도 큰 것이 분명하건만 부채의 현실을 보자면 입이 쩍 벌어진다. 그리고 벌어진 입을 다물 수가 없다.
지난 1년간 늘어난 공기업의 부채가 구르면서 커지는 눈덩이 같다. 나랏빚의 증가액보다 크게 증가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것은 보통 사고가 아니다. 공기업의 존재 이유를 물어보지 않으면 안 될 만큼 심각하다. 공기업들의 총 부채규모가 272조원에 이르고 있다는 것은 도대체가 말이 안 된다. 공기업이 무슨 돈 먹는 하마도 아니고 이렇게 골칫거리가 돼야 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아무리 공공을 위한 기업이라지만 이렇게 무책임하게 부채를 산더미처럼 쌓아도 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
기획재정부와 해당 공기업들에 따르면 부채가 지난 1년 사이에 34조 2천4백91억 원이나 늘었다. 총 부채규모도 천문학적인 수치이지만 지난 1년 사이에 불어난 부채 규모도 천문학적인 수치가 아닐 수 없다. 4대강 사업이며 새만금 사업에 투입된 금액을 가리켜 천문학적인 액수라고 했는데 부채액과 비교해보면 조족지혈이다. 27개 공기업 가운데 부채 규모를 줄인 기업은 동서발전과 서부발전 등 10개 기업에 불과하고 나머지 17개 기업은 부채의 규모를 더욱 키웠다니 제 정신이 아니다.
현재 눈총의 대상이 되고 있는 기업 중의 하나는 한국수자원공사이다. 재작년에 빚이 3조 원 약간 못되던 것이 작년에는 그 빚이 8조 원에 가깝게 늘어났다. 4대강 사업에 소요되는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서 채권을 발행한 것이 부채의 증가로 이어졌다고 한다. 그런데 한국토지주택공사 쪽은 더욱 가관이다. 보금자리 주택사업을 도맡아 하고 있다지만 한 해 사이에만 그 부채가 16조 원하고도 2천2백64억 원이나 늘었다니 기네스북 감이다. 
전라북도의 운명을 생각해본다. 국내 공기업 중에서 가장 부실한 기업을 들라면 이구동성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를 들게 뻔하다. 전체 공기업 부채의 46%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니 말이다. 부실기업의 대명사처럼 돼버린 토지주택공사이건만 그나마도 분산배치를 꾸준히 요구해야만 하는 도민들의 절박함을 중앙정부의 위정자들이 알기나 하는지 못내 가슴이 답답하다.
 
/이희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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