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황제' 안현수(26)가 러시아로 진출한다.

 안현수의 아버지 안기원씨는 12일 전화통화에서 "현수가 이달 말이나 5월초 러시아로 떠나 러시아 쇼트트랙 국가대표팀과 훈련을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 오래전부터 논의된 이야기다"고 말했다.

 이어 안씨는 "러시아연맹과 지난 1월부터 협상을 해왔고, 2월에 확정됐다. 이달 17일까지 들어오라고 통보를 했지만 비자 문제와 대표선발전을 치러야 하기에 모든 것이 마무된 후 러시아로 떠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안현수는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에서 쇼트트랙 3관왕에 오르며 한국 쇼트트랙의 간판으로 활약해 왔다.

 하지만 지난 2008년 1월 왼쪽 무릎 수술을 받은 이후에는 정상 컨디션이 아닌 탓에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고,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도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최근 소속팀 성남시청마저 해체를 선언해 갈 곳 없이 혼자 훈련해 온 안현수는 결국 오랫동안 러브콜을 보내온 러시아로 건너가기로 결정했다.

 안 씨는 이에 대해 "현수가 팀이 갑자기 해체되고 난 뒤 한국 빙상계에 대한 실망감이 대단했다. 고심 끝에 머리도 식힐 겸 좋은 조건에서 운동을 할 수 있는 러시아로 가기로 뜻을 굳혔다"고 했다.

 최근 국내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안현수의 러시아행은 귀화문제로 비쳐질 수도 있다.

 하지만 안씨는 "당장 러시아에 간다고 하더라도 귀화 문제는 쉽지가 않다. 1년 동안은 국제대회에 나가지 못한다. 일단 1년 정도 지내면서 국내 선발전에 나설지 러시아에 남을지를 결정할 것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