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프로 첫 정상의 감격을 맛봤다.

 현대건설은 지난 9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NH농협 2010~2011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 6차전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3-1(21-25 25-21 25-23 25-18) 역전승을 거뒀다.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현대건설은 챔프전을 4승2패로 마무리하며 올 시즌 여자배구 최강팀으로 자리매김했다. 2005년 V-리그가 시작된 이후 첫 챔프전 우승이다. 지난해 한국인삼공사에 2승4패로 패한 설움도 날려버렸다.

 외국인 선수 케니가 선봉에 섰다. 시즌 개막 전 "팀의 통합우승을 위해 재계약했다"고 말했던 케니는 이날 21득점 공격성공률 57.14%로 활약했다. 양효진과 황연주는 각각 16득점과 14득점을 보탰다.

 정규리그 3위로 챔프전까지 나선 흥국생명은 대역전을 노렸지만 현대건설의 벽을 넘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다. 미아(27득점)와 한송이(20득점)의 공격이 통했지만 집중력 싸움에서 밀린 것이 아쉬웠다.

 챔프전다운 접전이었다. 두 팀은 1,2세트를 양분하며 장기전을 예고했다.

 기선을 잡은 쪽은 흥국생명이었다. 흥국생명은 외국인 선수 미아를 앞세워 1세트를 25-21로 가져갔다. 미아는 11득점 공격성공률 64.71%로 펄펄 날았다.

 현대건설도 당하고만 있지 않았다. 현대건설 세터 염혜선은 케니-황연주-양효진을 골고루 활용하며 상대 블로커들을 따돌렸다. 줄곧 2~3점차 리드를 놓치지 않던 현대건설은 24-21에서 케니의 후위공격으로 2세트를 잡아 균형을 맞췄다.

 현대건설의 기세는 3세트에도 이어졌다. 외국인 선수가 없는 3세트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이던 현대건설은 흥국생명의 끈질긴 수비에 막혀 세트 막판까지 공방전을 펼쳤다.

 희비는 범실에서 엇갈렸다. 21-22로 뒤지던 현대건설은 양효진의 블로킹과 상대 범실로 역전에 성공했다.

 한송이를 앞세워 23-23을 만든 흥국생명은 김유리의 평범한 연타가 아웃된 후 주예나의 서브리시브 실수로 세트를 빼앗겼다. 흥국생명은 현대건설이 범실 없이 세트를 마친 반면 무려 8개의 범실로 점수를 헌납했다.

 결국 현대건설은 4세트에서 경기를 마무리했다. 어렵게 디그된 공이 두 차례나 상대 코트에 그대로 떨어지는 등 운도 따랐다.

 현대건설은 13-10에서 케니의 연속 공격으로 5점차로 달아난 뒤 상대 범실과 윤혜숙의 공격 등을 묶어 20-13을 만들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