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직에 도전하는 모하메드 빈 함맘(62·카타르) 아시아축구협회(AFC) 회장이 깨끗한 FIFA를 만들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함맘 회장은 5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FIFA 회장 선거 출마 의사와 함께 지지를 호소했다. 공약으로 FIFA 투명성을 재고하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다.

 함맘 회장은 "FIFA 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아시아 지역의 지원과 협조를 구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며 "아시아와 AFC가 세계 축구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FIFA는 부패한 조직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개인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지만 투명성이 요구되는 상황은 맞다"며 "FIFA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회장 출마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공약도 전했다.

 함맘 회장은 "소수의 사람들이 전 세계 수억명에게 영향을 끼치는 결정을 하는 것이 부패로 비칠 수 있다"면서 의사결정기구 확대를 제안했다. 현재 24명으로 구성된 집행위원회의 위원 수를 41명으로 늘리겠다는 것이 골자다. 고르게 배분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축구와 관련한 중요한 사항을 결정하는데 관여하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투명성위원회 설립도 약속했다. 함맘 회장은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FIFA가 가장 투명한 조직이 되는 것이다"고 전했다. 각 대륙연맹으로의 행정력 분산과 월드컵 수익의 공정한 배분 등의 복안도 소개했다. 

 함맘 회장은 1년 전에도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함맘 회장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인물이 FIFA를 이끌어야 하고 그 인물이 아시아에서 나와야 한다'고 말했는데 나를 염두한 것은 아니었는데 이렇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캠페인을 어떻게 진행할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전하지 않겠지만 전세계 여러 축구협회들로부터 지원과 협력을 받고 있다. FIFA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나를 지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는 6월2일 스위스 취리히의 FIFA 총회에서 벌어지는 차기 회장 선거 후보를 마감한 결과 제프 블라터 현 회장과 함맘 AFC 회장 등 2명만 등록을 마쳤다.

 블래터 현 회장은 주앙 아벨란제(95·브라질) 전 회장의 뒤를 이어 1998년부터 FIFA를 이끌기 시작한 이후 이번 선거를 통해 4선에 도전하고 있다. 최근 FIFA의 부패와 도덕성이 도마 위에 오르며 상황이 좋지 않지만 유럽세의 지원이 견고하다.

 함맘 회장은 유럽이 아닌 아시아, 아프리카 등을 공략해 블래터에 대항하겠다는 계획이다.

 카타르 출신의 함맘 회장은 2003년부터 AFC의 수장을 맡아 국제축구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인물로 FIFA 회장으로 당선될 경우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