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오는 7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리는 최고인민회의 제12기 4차회의 준비를 위해 5일부터 대의원 등록 작업에 돌입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18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가 최고인민회의를 소집함을 대의원들에게 알렸고, 대의원 등록은 4월5~6일에 진행한다"고 밝혔었다.
대의원 등록에 관한 북한 매체의 공식적인 보도는 나오지 않았지만, 예고된 대로 북한은 최고인민회의 일정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최고인민회의는 입법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권기관으로 우리의 국회에 해당하며 매년 1~2회 상반기(3~4월)와 하반기(9월)로 나누어 정기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북한은 2차 회의의 안건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통상 상반기 정기회의에서는 당해년도 사업 보고, 전년도 예산 결산 및 당해년도 예산 심의 및 승인이 이뤄져왔다.
그러나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인 3남 김정은에게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등 공식 직함을 주는 문제가 우선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지난해 9월 당대표자회의에서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직을 맡았을 뿐 아직까지 당을 총괄 한만한 공식적인 직책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당 관련 인사는 당 대표자회 등을 통해 결정되기 때문에 최고인민회의에서는 국방위원회 등 국가기관 관련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3~4월 중국을 방문, 외자유치와 경제협력 확대를 약속받고 이를 바탕으로 북한 국가최대기념일인 김 주석의 생일날 차세대 지도자로서 다시한번 화려하게 데뷔할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의 경제 상황을 고려해 북중 경제협력의 구체적인 성과 보고나 경제협력 강화 방안 등이 제기되기는 하겠지만 역시 최대 관심사는 김정은이 국방위원회에서 공식 직함을 받는 문제"라고 말했다.
북한 고위급 인사들의 세대 교체가 이뤄질지도 관심이다. 북한은 지난 달 16일 신병이상을 이유로 우리의 경찰청장에 해당하는 주상성 인민보안부장을 해임해 조만간 후계자 김정은을 중심으로 고위급 인사들의 세대교체가 이뤄지는게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왔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5일 국회에서 열린 남북관계발전특위에 참석, "북한은 최고인민회의에서 지난해 내각의 성과와 올해 과업, 지난해 결산 및 올해 예산 문제 외에 주요 기관 인사 등을 처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신년공동사설에서 강조한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각종 경제정책에 대한 평가, 대책 등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예산과 인민생활향상 관련 예산이 어느 정도 책정될지도 주목된다.
주요 기관의 인사가 이뤄진다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후계자 김정은도 최고인민회의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1998년 이후 지금까지 모두 14차례 열린 최고인민회의 중 제10기 6차회의(2003.3.26), 제11기 2차회의(2004.3.35), 제4차회의(2006.4.11), 6차회의(2008.4.9), 제12기 2차회의(2010.4.9)에 참석하지 않았다. 불참 회의는 대부분 인사 문제가 논의되지 않은 예산회의였다.
그는 극도의 경제난으로 인한 내부 혼란을 단속하고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