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노선철도에서 결국 무주-장수 경유의 전북노선이 제외됐다. 기막혀 말이 나오질 않는다. 물론 그럴 가능성에 대한 염려가 전혀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설마 했었다.
해당부처인 국토해양부는 불과달포 전까지만 해도 도내 정치권의 전북노선 채택요구에 대해 '적극 검토' 자세를 보였다. 그 이후 실제로 국토해양부는 남북내륙철도 노선 선정에서 "김천 노선과 무주, 장수 경유노선을 검토해 최종적으로 노선을 확정하겠다"는 단서조항을 이번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시키겠다는 안을 내놓은 것이 그것이다.
그런데 국토해양부는 이런 약속을 헌 신짝 버리 듯 내팽개치고는 엊그제인 지난 3일 이번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고시에서 약속사항인 단서조항을 아예 빼버리고 자기들 멋대로 전북노선 제외를 확정시키고 말았다. 우리 전북을 얼마나 우습게 봤으면 이렇게 함부로 대하는 지 분통이 터질 노릇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지난 해 10월에 발표된 한국교통연구원의 관련 지료에 따르면, 전북경유노선은 총 연장 223km정도로 영남권 노선보다 무려 36km나 짧으며, 연간 이용객도 영남권의 600만 명보다 100만 명이 많은 7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고, 건설비용도 당연히 1천200억원 정도 덜 들어가는 것으로 돼 있다.
어디 그 뿐인가. 지금 무주 장수가 위치한 전북 동부산악권은 똑 같은 국토임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너무 낙후돼 있어 이 지역의 집중적인 개발과 아울러 상대적 열세인 전북의 낙후탈피는 지역균등발전을 추구해야 하는 중앙정부의 주요과제 중 하나다.
상황이 이런대도 국토해양부가 굳이 영남경유노선만을 고집, 확정시킨 저의가 뭔지 그 이유와 과정을 신속히 낱낱이 밝혀야 할 것이다. 그리고 만일 그 이유가 조금이라도 설득력이 떨어진다면 고시철회 등 후속조치를 취해야 마땅하다. 그냥 어물쩍 넘어갈 일이 절대 아니다. 이를 위한 도내 정치권의 역할이 다급하고도 막중하다. 지켜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