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철원 전주대 객원교수가 소설가 최명희의 20주기를 맞아 ‘혼불, 저항의 감성과 탈식민성’(태학사·2018)을 펴냈다.

저자는 역사·민속·신화·제도 등 우리의 다양한 전통을 다룬 소설 ‘혼불’ 속 전통 복원의 의미가 민중의 역사와 민족 정체성 회복에 어떠한 방식으로 작용하고 있는지를 살핀다.

서 교수는 혼불의 문학적 성격을 파농·슬레먼·무어길버트의 탈식민주의 맥락에서 규명한다. 

 ‘전통의 복원’ ‘민중의 역사’ ‘민족 정체성 회복’을 바탕으로 주제를 구현하는 혼불은 매안마을 양반층, 거멍굴 하층민, 고리배미 상민층 간의 마을과 마을을 잇는 향촌공동체에 의해 방대한 서사적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 또 등장인물들의 생애와 체험적 요소가 작품의 성격을 이끌어낸다고 소개했다.

특히 혼불은 ‘전통의 복원’에 대한 내용이 압도적이라고 분석. 이것은 전통의 복원을 상위 범주로 하여 그 아래 문화 유형으로서 전통의 기획, 피식민자로서 문화적 정체성, 전통의 근대와 식민주의 모순성에 따른 낙원 회복을 위한 망향의식 등 세부적인 하위범주를 구성하고 있다고 봤다.

여기에는 전통의 복원 의미가 매안마을 양반층을 중심으로 소설 내부에 내재해 있으며, 이것은 역사·민속·언어·지리·신앙·신화 등과 결부해 민족정체성 회복이라는 큰 명제에 접근하고 있다고 풀이한다.

제12회 혼불학술상 수상자인 서철원 교수는 “일 년여 동안 원고(학술상 수상논문 ‘혼불의 탈식민성 연구’)보다 향상할 수 있는 지점까지 수정·보완해 한 권의 책으로 세상에 내놓았다”며 “소설 '혼불'의 언어 체계를 비롯해 다양한 담론을 통해 최명희 선생의 문학적 업적을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해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