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공간 기린미술관(관장 이현옥)에서는 2018년 4월 6일부터 4월 25일까지 서양화 작품 33점을 선보이는《홍순무화백 회고전》- 우리 것, 신명과 율과 대동의 힘- 展을 연다. 

 한국 시각예술계 서양화의 원로거장 홍순무 화백은 문화공간 기린미술관 이현옥 관장의 남편인 박종렬 前 경북대학교 교수의 고등학교 시절 은사로, 미술 분야에 재능과 미감이 특출한 박교수를 지도했던 각별한 인연으로 이번 전시에 초대됐다.

 

 이번 전시는 홍화백이 대학에 재학 중이던 1955과 1956년에 그렸던 인물화 1점, 풍경화 1점과 1970년대와 1980년대 작품 일부를 포함한 농악, 인물화, 풍경화 33점으로 구성됐다.

 미술비평가 장석원은 전시 서문에서 "그는 다져진 데생 실력을 기반으로 한 유화로 인체 묘사에 탁월한 기량을 발휘해왔다"며 "그가 특별히 주목했던 소재는 어릴 적 고향인 고창 인근에서 심취했던 농악의 정경이다. 농악대를 묘사해 냄으로써 농경문화 고유의 흥취와 멋을 한껏 드러낸다는 점에서 그는 가장 향토적인 작가, 한국인의 토착적인 정서를 귀하게 여기는 작가로 꼽을 수 있겠다"고 말했다. 

 홍화백은 '농악'에 관심이 많았고 평생의 역작들 중 신명나는 농악대 작품이 많다. 농악대의 광경은 시각, 청각, 촉각 등의 감각이 한데 어우러지는 공감각의 현장이다. 이에 매료되어 소리와 율동을 동반한 상태로 공간을 종횡 무진하는 한바탕 놀이를 캔버스에 담은 것이다.

 작가는 인물들의 다채롭고 생생한 표정과 몸짓, 허연 무명옷이 벙긋 열린 채로 기쁨에 취한 농민 농악 현장의 모습을, 빼어난 구도와 색채표현을 통해 선보여 왔다. 특히 농사일터에서 벌어지는 농민들의 농악을 담은 2000년을 전후한 작품에서 볼 수 있는 볼록하게 삐져나오는 뱃살과 배꼽이 드러나는 농민들의 모습은 여유와 익살스러운 웃음을 선사한다.

 홍순무 화백은 전북 고창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전주고등학교와 전주교육대학교에서 후학을 양성하였고 정년퇴임 후 작업에 정진해왔다. 그는 대한민국 황조근정훈장, 목정문화상, 가톨릭미술상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이 있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대학교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전북도립미술관, 전주교육대학교, 고창군립미술관, 고창판소리박물관 등 국내 유수의 미술관과 박물관에 소장되어있다. 

 

 한편, 문화공간기린의 대형 전시공간에서 이어지는 다음 행사로는 전주국제영화제 관련 전시로 '100 films 100 posters'가 진행 된다. 이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실시될 예정인 전주국제영화제 특별기획전으로 전주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영화 중 100편의 영화에 대해 100명의 그래픽 디자이너가 포스터를 디자인하는 프로젝트다. 미술관 전시실에서도 전주국제영화제 관련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문화공간기린 미술관은 "앞으로도 내실 있는 연구를 바탕으로 대중의 시각 예술적 정서함양 및 문화 향유의 기회 확대를 위해 의미 있고 질 높은 전시와 소장품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정해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