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향토문화야말로 민족문화의 뿌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전북의 경우, 몇몇의 헌신과 노력으로 그 명맥을 겨우 유지하고 있다. 현재 사단법인 전북향토문화연구회가 지역의 역사 및 문화학에 대한 종합적인 조사 및 연구를 펼치면서 회보 형식의 월간 '전북문화'를 발행하고 있는 게 그것이다. 그 중심에 전 연론인인 이치백씨, 전 교육자 양만정씨 등이 서 있다. 다블로이드 판 12면으로 나오는 이 '전북문화'은 그야말로 소중한 자료들이다. 벌써 85권까지 나왔다.
매월 빠뜨리지 않고 책자를 낸다는 게 그리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더욱이 재정이 없는 상태에서 뜻있는 몇 분들이 오로지 순수한 열정만 갖고 이를 계속해 오고 있다는 건 충분히 조명 및 각광받아야 할 일이다. 특히 이치백씨나 양만정씨 등은 여생이 그리 많지 않으신 80대의 노인들임에도 불구하고 젊은이 못지 않은 열정을 갖고 이 일을 해오고 있다. 열정만 있는게 아니다. 그 해박한 지식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치백씨의 경우, 평생 언론인으로 보내면서 전북사회의 현대화 과정을 지켜보면서 몸소 겪은 경험 및 관련자료를 최다 보유하고 있는 백과사전적 인물이다. 양만정씨의 경우도 족보학의 국내 최고 권위자다. 각 집안 내력에 대해 아주 상세할 정도로 자료를 확보한 거의 국보급 존재다. 이들이 그 생애의 마지막 촛불을 태우면서 전북향토문화를 발굴, 보존하고 있는 일은 참으로 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전북도나 전주시가 우선적으로 챙기면서 도와줘야 하는데 별 관심조차 없다. 별 의미도 없는 단체들에게는 엄청난 지원을 퍼부어주면서도 정작 꼭 해야 할일을 하는 이들에게 관심조차 없다는 게 어디 말이나 되는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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