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시간 각종 신고사건을 접수하고 현장에서 민원인들과 사건을 처리하다보면 사건과는 전혀 관계없는 지나가던 행인들이 다가와 말을 붙이곤 한다. 대부분은 술에 만취되어 경찰관의 업무처리 내용을 전혀 모른 채 상황에 전혀 맞지 않는 간섭과 입에 담지 못할 심한 욕설을 퍼붓거나, 아무런 이유 없이 그저 술에 취한 기분에 지구대나 파출소를 찾아와 근무중인 경찰들에게 어김없이 욕설을 내뱉는다. 이런 경우 공무집행이나 모욕죄 등을 적용하여 형사입건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들도 따지고 보면 내 이웃이고 경찰이 보호해야 할 선량한 시민이다.
　물론 경찰이 국민들에게 충분한 신뢰를 얻지 못하고 아주 가끔은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든 일도 있었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술에 취한 사람에게 아무런 이유 없이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듣는 것은 유쾌한 일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술만 취하면 아무런 상관없는 경찰에게 욕설을 하고 행패를 부리는 것도 법이 있고 경찰관이 있기에 그런 행동도 가능 할 것이다. 법이 없고 경찰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에서 생면부지의 타인에게 그러한 행동을 하였다면 몰매를 맞을 것이다.
　술에 취하여 길을 가다가 경찰관을 만나더라도 수고한다는 한마디나 가족들에게 사다줄 야식의 종류를 고민하는 소박한 마음으로 경찰관서에 들러 따뜻한 격려를 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그런 세상을 기대해 본다.
윤근영·순창경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