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진문화재단이 제27회 신예작가초대전을 연다.

전시에는 올해 대학을 졸업하고 미술계에 첫 발을 딛는 신예작가 김보미·오혜은·조은익(군산대), 오주희(예원대), 김민주·박지민·양정숙·조민지(원광대), 남영은·박진영·최무용(전북대) 등 11인이 작품을 출품했다.

이들 작가들은 이번 전시에서 상상력과 실험이 돋보이는 작품을 보여준다.

김보미는 ‘나는 나라는 존재가 답답하다’에서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을 하기보다는, 주변사람들의 시선과 사회의 잣대에 맞춰 살아가는 이들의 불안감을 형상화 한다. 

오혜은은 우리에게 잊혀져가는 세월호의 충격과 아픔의 기억을 ‘remember me'에서 상기시킨다.

조은익의 설치작품 ‘미성숙’에는 세 개의 벽면으로 에워싸진 공간과 움직임·소리에 반응하는 빛이 자리한다. 빛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와 충동을 상징하며, 작가는 빛의 제어를 통해 인간의 사고와 행동 그리고 인간관계가 결정된다는 것을 의도했다.

오주희는 나이가 들고 어른이 됨에 따라 사고가 경직되고 소통이 단절된다고 생각, 이러한 삶에 하나의 화두를 던진다. 그러면서 사과라는 오브제를 통해 ‘고민하라. 상상하라 그리고 소통하라!’고 이야기 한다.

김민주는 장난감 하나만으로도 행복과 만족감을 느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회상하며, 보랏빛 물감으로 캔버스 위에 풀어낸다. 

조민지는 다양한 찰나의 기억들을 모으고 분류하고 조립하는 과정을 반복, 바느질로 재현해 낸다.

박지민의 ‘길’에 그려진 끝을 알 수 없는 계단은 마치 뫼비우스의 띠를 보는 듯하다. 작가는  인생에서 수많은 일들이 따로따로 일어나는 것이 아닌 서로 연관돼 다양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작품을 통해 표현하고자 했다.

양정숙은 ‘해치지 않아요’에서 줄자 안에 숫자까지 빈틈없이 맞추어진 빌딩들의 끝없는 상승을 패턴화 하고 있다. 이는 이 사회가 추구하는 성공과 행복의 이상을 향해 수직상승하는 것을 표현하는 것과 동시에 자기 완벽을 쫓는 강박의 공포와 실패의 두려움이라는 허상을 반복해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남영은의 작품에 등장하는 찌그러진 깡통은 소모품화 되는 인간을 빗대고 있다.

박진영은 차별받고 살아가는 어느 여자의 고백을 ‘양지의 그녀와 음지의 그’에 담아낸다.

최무용은 눈의 움직임을 소재로 한 키네틱 아트를 선보인다. 작가는 인간의 눈에서 시작된 시선이 끈처럼 연결되고 확장되어 끊임없는 관계를 형성한다고 여김과 동시에 가벼운 관계라는 한계를 갖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전시는 28일까지 우진문화공간에서 만날 수 있다.

/정해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