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만규 작가의 개인전 ‘섬진팔경’이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14일부터 19일까지 열린다. 

송 작가는 1993년 서민들의 일상을 사실적인 수묵채색화로 표현한 첫 개인전을 가진 후, 2000년대부터는 섬진강을 소재로 한 현대 산수화를 선보여 왔다.  

그의 작업에 대한 사유는 물방울에서 시작, 커다란 강으로 확대돼 섬진강을 차용한 작품 활동을 펼쳤다. ‘움직이는 물’의 변화를 관찰하다가 이후엔 ‘움직이지 않는 산’을 함께 수용하게 되면서 섬진 팔경을 얻었다.

섬진팔경의 사계절 그림에 대해 송 작가는 계절마다 산기슭에서 산꼭대기를 누비다가 각별히 눈길과 마음이 머문 여덟 곳에 주목했다고 한다. 이로 인해 섬진강 실경은 송만규식 사유의 도해라고도 할 수 있다.

송 작가의 섬진강 팔경은 길이 2m 정도의 작품이 주종을 이루지만 어떤 것은 11m, 심지어 24m 대작도 있다. 이들 작품은 섬진강 팔경을 사계로 나누어 표현, 총 32점의 대작을 얻었다.  

이들 작품은 실감나는 현장성을 자아낸다. 그는 “작품에는 자신이 지나간 길을 그릴 수밖에 없었고 그것은 대상 하나하나에 대한 감정이자 애정의 표시일 뿐”이라며 “그림에 표현된 작은 길, 바위 그리고 나무들은 자신이 보고 느꼈던 대상에 대한 일종의 예의”라고 말한다.

그의 작품 중 구담마을을 그린 그림에서는 돌로 놓은 징검다리가 곧추선 것처럼 또렷이 놓여 있다. 이를 그림에 담아낸 것은 임실에서 구담마을로 들어설 때 자신이 하나하나 밟으며 지난 곳이기 때문. 그의 발자국과 바라 본 시각이 사실적인 표현으로 그림에 담겼다.

이와 함께 작가는 섬진강 자연을 조형화 위한 어법을 활용했다. 대소의 괴량감과 소밀의 조화, 그리고 담묵과 적묵 등으로 변화감을 줘 섬진강의 진면목을 화면에 담아내고 있다.

작가는 국내외 갤러리에서 21회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한국근현대산수화전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저서로는 그림과 글로 엮은 ‘섬진강, 들꽃에게 말을 걸다’가 있다. 

민족민중미술운동 전국연합 의장·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전북지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민족미술인협의회 회원·한국묵자연구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해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