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 박용덕(75)은 굽고 옹이진 소나무에 천착한다. 나무가 가진 표피의 굴곡과 질감, 그리고 거친 흔적들이 마치 인간의 삶과 흡사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이런 소나무를 감정전이의 대상으로 생각, 거울 앞에서 자신을 마주하는 모습처럼 대했다며 노송이 내재하고 있는 감각적인 신비함과 예술적 의미를 사진에 담고 싶었다고 한다.

박 작가가 그간의 작업 활동 결과물을 사진전·사진집·시집으로 첫선을 보인다. 10일부터 전북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솔숲의 빗장을 열다’전에 그의 경험과 철학을 옮겨 놓았다.

근 10여 년간 소나무 주변을 맴돌며 사진을 찍어 온 그가 최적의 작업환경으로 꼽는 조건은 활엽수가 활동을 멈춘 10월에서 3월까지. 이는 소나무가 가지고 있는 외형적인 특성을 엿볼 수 있어서다. 여기에 산을 구름이 덮는다거나, 자욱한 안개가 펼쳐질 때, 보슬비나 서설이 내리는 날까지 더해지면 더할 나위 없다고 한다.

그는 “소나무가 이 땅에서 점차 사라지는 환경이 안타깝다”며 “이번 전시는 소나무에 대한 기록이자 발자취를 엿볼 수 있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선보이는 사진집은 카메라만으론 담아낼 수 없는 소나무의 서정적인 면은 운문을 곁들여 작품의 이해를 돕는다. 

석운 박용덕은 김제 출생으로, 원광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교육학을 전공하고 36년간 교편을 잡았다. 현재 한국사진작가협회 자문위원, 전북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해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