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이 인류를 마구 흔들고 있다. 지난 수년간의 엄청난 피해를 생각하면 경악을 금할 길이 없다. 그 많은 지진 중에서 어느 지진이 최악의 재앙이었는지 말하라고 한다면 잠시 망설여야 할 것이다. 그래도 지금 당장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인한 방사능 유출을 걱정할 수밖에 없다. 우리 한국이 지리적으로 가깝기 때문이다. 
엊그제 ‘제논’이 강원도에서 검출됐다는 보도가 있었다. 제논이 무엇인지 전문가들이야 잘 알 테지만 일반 사람들은 그게 무엇인지 알 턱이 없다. 그저 몸에 안 좋은 물질이겠지 하는 짐작이 있을 뿐이다. 그런데 어제는 서울 상공에서 세슘과 요오드가 검출됐다. 그리고 전국 곳곳에서도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됐다는 소식이 잇따랐다. 양이 극히 미미하므로 인체나 자연에 해가 없을 거라지만 믿어야할지 말아야할지 속이 찜찜하다.
극동 지역의 풍향이 생각처럼 단순하지만은 않다는 것이 이번에 확인 되었다. 중국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한국을 거쳐서 일본을 지나 태평양 동쪽으로 무한정 가는 줄로만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지난번의 후쿠시마 바람이 그랬다. 태평양 쪽으로 빠지는가 싶더니 러시아의 캄차카 반도로 북상한 것이다. 그리고 북극해로 더 북상하다가 서쪽으로 방향을 틀더니 시베리아 쪽으로 상륙했다. 그리고 곧바로 남하해 북만주를 거쳐서 한반도를 기습했다. 제논은 그렇게 해서 검출된 것이다.
요즘 한반도의 해역에서도 지진이 자주 발생해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이나 미얀마에서 발생한 것 같은 강진이 아니기는 하지만 안심할 수가 없다. 제주도에서 한 달 전에 3.7 규모의 지진이 관측되더니 이번에는 포항 앞바다 쪽에서 진도 3.2의 지진이 관측된 것이다. 이러다가 예측불허의 지진이 한반도를 강타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 설마 무슨 일이야 없겠지 싶으면서도 지진이 도처에서 발생하다보니 갖게 된 불안이다. 그나저나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빨리 해결돼 더 이상 방사능 유출이 없어야겠는데 걱정이다. 어릴 때 친구들하고 성냥을 가지고 놀면 불장난 하지 말라고 어른들이 엄히 나무라던 생각이 난다. 인류는 원자력을 가지고 놀기에는 아직 어린애가 아닌가 싶다. /이희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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