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욱 작가는 “내가 흙을 만지는 이유는 자유와 그 순간에 나를 잠시 가둬두기 위해서이다. 흙을 만지고 있는 순간에는 평온해지며 우주의 무중력과 같이 몸과 마음이 한없이 가벼워진다”라고 말한다. 그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작품에는 기 본연의 맛과 장작이라는 불 맛이 더해져 자유로움이 깃든다.

‘이진욱 도예전’이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내년 1월 1일까지 열린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청화라는 순백의 바탕에 푸른 빛깔의 안료로 붓 자국이 주는 맛을 살린 작품들과 질박하고 자유로운 형태의 다기 및 식기 등 그동안 작업에 매진한 결과물 30점을 선보인다.

작가의 항아리는 특유의 자연스러운 형태와 순수한 백색의 아름다움 그리고 유려한 곡선을 지닌다. 또한 대칭적이지 않은 조형 속에서 너그럽고 꾸밈없는 소박함과 한국적인 담백한 아름다움이 돋보인다. 

항아리는 넉넉하게 균형 잡힌 형태, 어깨에서 부풀어 몸통으로 뻗은 선과 단단히 받쳐주는 허리 등으로 조선의 형태를 드러내고 있다. 위아래 다른 두 개를 접합하여 제작되는 업다지 기법(접합 기법)은 조선시대 달 항아리 제작 기법으로, 작가 역시 이러한 전통 기법으로 달 항아리를 제작한다. 

이 같은 제작 기법으로 인해 접합된 부분은 자국이 나타나고 형태는 완벽한 대칭을 이루기가 불가능해지며, 독특한 미감과 미의식으로 작용한다.

작가는 군산대 산업도예학과와 단국대대학원 도예학과를 졸업했다. 춘향미술대전, 관악 현대미술대전 디자인 공예부문, 동학미술대전, 전주전통공예대전, 전북미술대전 등 다수의 수상경력을 가지고 있다. 

현재 (사)한국미술협회, 전북도 공예협동조합, 백제도예가회, 전북 전업도예가회 회원이며, (사)한국미술협회 진안지부 사무국장, (사)전업도예가협회 이사 등으로 활동 중이다. /정해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