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하 최승범 시인이 전북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한데 묶은 ‘신전라박물지’(시간의 물레)를 펴냈다.

저서에는 때론 평범한 것, 가끔은 역사적이고 문화적 가치가 높은 것들이 최승범 교수의 시적언어로 빚어져 있다. 시는 일상생활에서 우리네 삶과 함께한 것들에 대한 이미지와 생각들을 담아내기에 그리 낯설지 않다. 

책은 역사적으로 유명한, 문화적 가치가 높은 곳뿐만 아니라 바쁜 일상생활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곳까지 곳곳을 소개한다. 소재지는 100편의 시 중 유일하게 ‘견훤왕릉’만 충청도일 뿐 99편은 모두 전북에 자리하고 있다.

‘신전라박물지’는 지금은 사라져 흔적조차 없는 전주 선너머 미나리밭이나 모악산 밑 탱자나무 등 다루지 않는 것이 없을 정도로 모든 것을 다루고 있다. 비록 예전 모습과 달라졌어도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들을 통해 전북의 변화된 모습을 상기하고, 또 챙겨보는 소중한 기회를 전한다.

책에는 시와 함께 관련 글과 사진을 수록했다. 이는 함축적 언어로 표현된 시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전북중앙신문 조석창 기자가 함께 했다. 또 ‘신전라박물지’의 제호는 전북 유명 서예가 산민 이용이 썼다.

저자는 “신전라박물지는 프랑스 르느와르박물지처럼 전북의 모든 것을 담아내고 싶었다”며 “이런 작업을 또다시 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순 없지만 소소한 일상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멋진 작업이었다”고 출간 소감을 밝혔다. 

남원 출신인 고하 최승범 교수는 1958년 현대문학에 시조를 발표하며 문단에 등단했으며 전북문인협회장, 전북예총 회장, 한국언어문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정읍시조문학상, 한국현대시인상, 가람시조문학상, 한국문학상, 목정문화상, 민족문학상, 제1회 한국시조대상 등을 수상했다. 저서로 ‘한국수필문학연구’, ‘남원의 향기’ 등과 함께 시집 ‘난 앞에서’, ‘자연의 독백’ 등이 있다. 

글을 쓴 조석창 기자는 현재 전북중앙신문 문화부에 근무 중이며, 2015년 전북기자상을 수상한 바 있다.   /정해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