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는 말이 있다. 이는 유년기와 청년기의 터널 속에서 자아 정체성을 어떻게 형성하고 성장시키는가의 여하에 따라 그 무게감을 달리 한다.

전북도립국악원(원장 신동호)은 창극 ‘청년, 이성계’를 정기공연 및 지역순회 작으로 선보이며 태조 이성계가 왕관을 쓸 수 있었던 성장과정과 배경에 주목한다. 

작품은 이성계가 원나라 총관부 지배를 받는 회령부의 지배층으로 태어나 아무런 고민 없이 살다가 어떤 사건을 마주하게 되면서 고려인으로서 자각과 각성을 하게 되고, 이를 계기로 원나라 총관부의 지배를 물리치고 고려 개경의 위기에 거병하는 과정을 담아낸다.

기존 드라마나 작품에서 그려졌던 이성계의 성군 이미지가 아닌, 소년적인 모험심과 반항심 그리고 이성에 눈을 뜨는 풋풋한 사춘기의 모습 등을 통해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고자 했다.

특히 창극이 가지는 유희성과 풍자성 그리고 연희성을 극대화 시켜 기존 인물사극이 지니는 심각성과 정책성에서 벗어나 유쾌하고 재미있는 인물사극으로 제작했으며, 역사적인 사실과 극적 분위기를 위해 픽션을 가미했다. 

‘청년, 이성계’는 도내 제작진을 비롯하여 수도권을 중심으로 활발한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는 젊은 제작진들이 만나 만들어졌다. 극본은 오은희 작가가, 연출은 오진욱 전 새만금추진위원회 단장이 맡았다. 

오은희 작가는 “제목에 ‘청년’이란 단어를 넣은 것은 이제 자각을 시작한 단계이며, 앞으로 더 나아갈 험한 길이 있지만 푸르게 그 길을 이겨나갈 ‘열정’을 감추고 있다는 뜻도 들어있다”고 작품을 설명했다.

작곡과 작창에는 ‘차세대를 이끌 젊은 예술가 10인’으로 선정된 홍정의와 박인혜가 참여했다. 안무는 박이표, 지휘는 조용안 관현악단장이 맡았다.

작창을 담당한 박인혜는 청년 이성계는 덜렁제로 스스로의 즐거움을 빚어내고, 때로 호령하듯 우조로 세상에 고한다. 당찬 여인의 모습을 보이는 한 씨는 진중한 계면조와 위트 있는 경제로 자신의 사랑을 담아내며. 그들을 지켜보는 일월의 입에서는 서도소리의 로맨스가 흘러나온다고 작품을 소개했다.

신동원 원장은 “청년 이성계가 도립국악원의 대표적인 브랜드 공연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시·도 순회와 교류를 통한 수정·보완을 거쳐 완성도를 높여 갈 것”이라고 밝혔다.

공연은 전석 무료로 오는 29일 오후 7시30분 익산예술의전당 대공연장을 시작으로 내달 8일 오후 7시30분, 9일 오후 3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만날 수 있다.

**공연 문의 익산 859-3254. 전주 290-5539.

/정해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