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발전 구상이 현실의 벽에 부딪쳐 갈수록 왜소화되고 있다. 참으로 답답한 일이다. 그런데도 이런저런 청사진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그 같은 청사진 그리기가 비판을 받아야 할 이유는 없지만 그래도 공감대가 넓지 못하니 문제이다. 오래된 청사진도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해서 그 빛이 바래고 있는 마당에 새로운 청사진 그리기가 고마울 까닭이 없는 것이다. 하물며 손에 쥐고 있는 것마저도 빼앗기는 판이라면 안타까움을 더욱더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예전에도 지적한 바가 한두 번이 아니지만 전북의 발전 목표라는 것이 있기나 한지 궁금하다. 도대체가 전북의 발전 구상이 중앙정부로부터 존중을 받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본래 전북의 몫이었던 것이 다른 지역과의 통폐합을 이유로 거의 매번 빼앗기다시피 하고 있으니 보통 서운한 것이 아니다. 현재 토지주택공사 유치 문제가 어떻게 결말이 날지 더 두고 보아야겠지만 칼자루는 이미 빼앗긴 것이 사실이다. 경남 쪽은 공격적으로 나오고 있는데 이쪽은 그렇지가 못하니 말이다. 그런데 이웃 광주광역시와 전남과도 길항하는 관계가 되고 있으니 문제이다. 코트라 전북무역관도 그렇고 통계청 또한 전북 쪽의 역할을 축소 평가했으니 말이다. 통폐합이 됐다하면 그 무엇 하나라도 전북의 이익으로 귀결된 적이 별로 없는 것이다.
전북의 발전을 약속한 사업들 중에는 녹색성장사업이라는 것이 있다. 그게 단일 사업 하나 만을 지칭한 것이 아님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 그에 대해서 전북도와 관계된 지자체에서 얼마나 힘주어 주목을 하고 있는지가 궁금하다. 녹색성장사업이라는 것이 전북에만 할당된 고유한 사업이 아닌 까닭이다. 지금까지는 그랬는가 몰라도 앞으로 다른 지자체에도 중앙정부가 지원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다. 구체적인 붙잡음이 없이 청사진 그리기에만 정력을 쏟는 것에 불만을 말하는 이유이다.
전북의 녹색성장 사업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그에 대해서도 면밀한 조사와 연구가 필요하다. 2013년까지 180개 사업에 10조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지만 문제는 현찰이 말하게 돼 있다. 현찰이 없다면 아무리 좋은 구상도 도로이다. 도민들은 그래서 현실적으로 설득력이 있는 예산 편성을 소망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