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77년 ‘전북연극축전’의 무대를 장식했던 박동화 작·박길추 연출의 ‘산천초목’이 40면 만에 재공연 된다.

전북연극협회(회장 정두영)에 따르면 ‘산천초목’은 원로예술인 공연 창작지원 사업으로, 오는 26~27일 오후 7시30분 창작소극장에서 2차례 선보인다.

이번 공연엔 전북연극을 이끌고 선도해왔던 김기홍, 류영규, 강택수, 배수연, 이부열, 최희수 등 원로연극인들이 대거 무대에 오른다. 

작품은 한일 합방 직전, 양반의 자제이나 한양에서 시골로 내려와 농사를 지으며 마을 일에 앞장서는 서우철이 우연히 이귀례의 목숨을 구하고 두 사람 사이에 사랑이라는 감정이 싹트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서우철과 이귀례의 사랑은 순탄치 않다. 귀례의 오빠인 이상수는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죽게 만든 전대의 원님이 서우철의 조부임을 알게 되었기 때문. 그는 복수를 꿈꾸며 둘의 사랑을 극렬하게 반대한다. 

서우철은 양반들의 횡포와 이기적인 태도 때문에 양반의 신분을 포기했으나 이상수는 한일 합방이 되자 일본인의 앞잡이가 되어서라도 신분상승을 이루려 한다. 독립군이 된 서우철은 오랜만에 돌아온 마을에서 이귀례와 조우하지만 헌병대를 이끌고 온 이상수의 습격을 당하게 되고, 서우철을 대신해 이귀례가 총을 맞는다. 각자의 꿈과 희망이 죽음으로 함몰되는 마지막 순간이다.

조민철 연출가는 “전북연극발전을 위해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후배 세대와의 가교 역할을 한다는 의미를 더해, 40년 만에 다시 ‘산천초목’을 무대에 올린다”고 소회를 밝혔다.

/정해은 기자